[단독]"연봉의 6개월분 드려요"...'비상경영' 핀다, 첫 희망퇴직

단독 "연봉의 6개월분 드려요"...'비상경영' 핀다, 첫 희망퇴직

이창섭 기자
2026.05.19 15:05

지난 13일 '비상경영' 선언 후 닷새만
대출 중개·관리 위주 사업 모델 한계
경쟁 핀테크,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포지셔닝

핀다, 희망퇴직 조건/그래픽=김지영
핀다, 희망퇴직 조건/그래픽=김지영

비상경영을 선언했던 핀다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고강도 대출 규제가 끝내 핀테크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대출 영역에만 치우쳤던 비즈니스 모델이 이번 희망퇴직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핀테크 업계는 규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사업 모델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다는 전날부터 22일까지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 일은 이달 말이다.

근속연수 6년 초과 시 연봉의 6개월분이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지급된다. 6년 이하로는 근속연수에 따라 연봉 1~4개월분의 위로금이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이번 희망퇴직 접수는 비상경영 선언 이후 5일 만에 진행된 것이다. 핀다는 지난 13일 공동대표 명의로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밝혔다. 비상경영 돌입에 따라 앞으로 주 1회 재택근무는 사라지고 전면 사무실 출근이 진행된다. 코어타임(필수 근무시간)이 2시간 늘어나는 등 업무 강도도 높아진다.

핀다의 희망퇴직은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혜민·박홍민 핀다 공동대표는 희망퇴직을 안내하는 메일에서 "앞으로 핀다에 남는다는 것은 변화된 업무 강도와 책임의 무게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의지"라며 "단순한 인력 조정을 넘어 각자가 핀다의 다음 여정에 함께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희망퇴직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핀다는 금융 서비스 중에서도 '대출'에 집중한 버티컬(vertical) 핀테크다. 대출 비교·중개를 통한 수수료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규제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금융사의 대출 총량이 관리되고,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는 상황에서 대출을 조회하러 핀다를 찾는 고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핀다 관계자는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규제 환경 변화와 저축은행 인수 등 회사의 중요 전환점을 앞두고 체질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핀다의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는 명확했지만 핀다가 새로운 사업 전략이나 대비책을 세우는 데 부족했다는 것이다. 상권 분석 서비스 '오픈업'과 스타트업 전용 AI 뱅킹 플랫폼 '핀다유니콘' 출시, 최근에는 저축은행 인수 추진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경쟁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종합 플랫폼으로서 도약하며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대형 핀테크들은 간편결제와 송금, 보험, 증권, 세무, 오프라인 단말기까지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 대형사에도 대출 중개 수수료는 주요 수익원이지만 다각화된 사업 구조로 인해 규제 영향은 비교적 덜 받는다.

핀다와 비슷한 체급의 뱅크샐러드도 대출 중개뿐만 아니라 보험 비교·분석이나 유전자 검사 기반의 건강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자회사 '뱅크샐러드금융서비스'를 설립했고 오는 하반기 본격적인 보험대리점(GA) 사업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핀테크 관계자는 "핀다와 같은 버티컬 핀테크는 제도 영향력을 직격으로 받다 보니 상황에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종합 플랫폼으로서의 포지셔닝을 장기적으로 구축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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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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