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를 불완전판매한 금융회사에 대해 과징금을 6000억원대로 대폭 감경하기로 했다. 홍콩 ELS 과징금은 이르면 오는 1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금감원은 4일 임시 제재심을 열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은행 5곳에 대한 홍콩 ELS 과징금 제재안을 위원들에게 보고 했다. 지난 2월 금감원 제재심에서 확정한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6000억원대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보고 내용의 골자다.
금감원은 당초 은행권의 위반 동기나 방법에 대해 '상·중·하' 중에서 '중'으로 판단해 1조4000억원의 과징금을 결정했으나 이날 임시 제재심에서는 이를 '하'로 하향 조정했다. 위반 동기가 낮은 수준의 제재에 해당됨에 따라 과징금이 종전 대비 절반 이하로 대폭 감경된 것이다.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대한 과징금 제재 수위를 대폭 감경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 제재심이 확정한 수위를 반드시 따라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 이에 따라 이날은 과징금 감경안을 제재심에 정식 안건으로 올린 것이 아니라 보고 형식을 따랐다. 제재심 위원들에 대해 보고를 마친 후 이찬진 원장이 최종 결재를 하면 다시 금융위원회 안건으로 올리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금감원이 올린 1조4000억원의 과징금에 대해 "과도하다"며 다시 금감원에 제재안건을 돌려보냈다. 안건을 돌려 받은 금감원장이 제재 수위를 대폭 감경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금융위 보완요청에 대한 검토결과와 이날 제재심 논의 의견 등을 종합해 세부사항을 확정하고, 빠른 시일내에 이를 금융위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금전제재 수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이르면 오는 17일 열린다. 늦어도 내달 초쯤에는 홍콩 ELS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7개월만에 홍콩 ELS 사태가 일단락 되는 것이다.
홍콩 ELS 불완전판매 제재는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이후 이뤄진 첫 대규모 과징금 사건이다. 금소법은 설명의무 위반과 부당권유 등에 대해 징벌적인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특히 홍콩 ELS와 같은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금융회사가 얻은 수수료가 아닌 투자원금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해 '조 단위' 제재 논란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