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29일 사용액 ↑
개미들 저가매수 노려 '빚투'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된 지난달 28·29일 개인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이하 마통) 사용액이 급증했다. 급락세를 보인 '공포장'에서도 증시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여긴 개미들이 대거 '빚투'(빚내서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8일 기준 마통 잔액은 44조2054억원으로 직전 영업일인 27일(43조9644억원) 대비 2410억원 늘어났다. 29일 마통 잔액은 44조4402억원으로 전날 대비 2348억원 불어나며 동일한 추이가 반복됐다. 5대은행에서 7월 한달 22거래일 동안 마통 잔액은 총 8920억원 증가했다. 일평균 405억원 늘어난 셈인데 시장이 급락한 이틀간 평균의 6배에 달하는 대출이 나간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과 29일 양 시장에 대한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가 사상 처음으로 연이틀 발동됐다. 양일간 코스피지수는 각각 10.84%, 5.98%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이틀간 7.72%, 6.12% 각각 내렸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날 마통 사용액이 급증한 것은 상당 부분 개인들의 주식투자 때문일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지난해부터 상승장 중 지속적으로 목격됐는데 하락장에선 이 공식이 깨질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말 '롤러코스피' 장세 속에서도 주가지수 변동과 마통 사용액 규모는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가 변동폭이 -1.23%였던 30일엔 5대은행의 마통 잔액이 44조4670억원으로 전날 대비 26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17.91% 폭등한 31일 5대은행의 마통 잔액은 44조1732억원으로 전날 대비 2938억원 대폭 감소했다. 주가가 내리면 마통 사용액이 불어나고 주가가 상승하면 줄어드는 것인데 개미들이 공포장에서도 주가하락을 '바겐세일'로 여기는 경향성이 여전히 나타난다는 의미다.
다만 주가급락 시 마통 증가세는 상승장에서보다 꺾인 모습이다. 일례로 매도 사이드카가 올해 처음 발동된 지난 2월2일엔 5대은행의 마통 사용액이 하루 만에 6090억원 불어났다. 월별 마통 잔액은 5월말 41조4482억원, 6월말 43조2812억원, 7월말 44조1732억원으로 증가세도 완만해지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마통 한도제한 등 규제가 통하기 때문이라기보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의 시드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마통과 신용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이 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규제의 효과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