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조속히 금융사별 총량목표 수립"

금융당국이 8·13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올해 들어 7월까지 늘어난 가계대출 규모가 이미 지난해 1년 증가액의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 목적의 자금이 적시에, 차질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번 총량목표 조정이 시장에 대출관리 기조의 완화로 인식돼 투기적 수요를 자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5월 9조3000억원에서 6월 8조3000억원, 7월 6조2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줄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4000억원 늘어 전월 7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제2금융권은 8000억원 늘어 전월과 비슷했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증가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올해 1~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5조3000억원 늘어 지난해 연간 증가액 38조원의 약 93%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주담대와 실수요자 대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당국의 관리 부담은 여전하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5000억원 늘어 전월 4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4조3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제2금융권은 3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줄었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액도 3조8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은행권 주담대를 들여다보면 일반 주담대 증가폭은 오히려 커졌다. 은행 자체 재원 일반 주담대는 6월 1조8000억원에서 7월 2조원으로 증가했다. 집단대출은 1조5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정책성대출도 1조4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일반 주담대 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닌 셈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휴가철 등으로 자금수요가 증가하는 7월의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기타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금융권의 적극적인 자율관리 조치 시행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면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주택거래량 증가, 휴가철 자금수요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전날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라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확대하기로 했다. 늘어난 대출 여력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과 실수요자 대출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활용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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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대출규제는 차주의 자금조달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권에서 규제선상에 놓인 차주들을 현장에서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회사 일선 창구에서 업무처리에 혼선이 없도록 직원교육, 전산시스템 정비 등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체 목표가 3%로 높아진다고 해서 개별 금융회사의 대출 한도가 일률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과 협의를 거쳐 금융회사별 기존 총량목표와 관리 실적 등을 고려해 목표를 다시 정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조정이 시장에서 대출관리 기조의 완화로 인식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금융권에 당부했다.
금감원은 "실수요자 대출이 원활히 취급될 수 있도록 금융회사별 총량목표를 수립하기 위해 금융권과 조속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