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편'에 선 이찬진 1년…수수료 바가지 잡고, 악질 사금융 무효로

'소비자 편'에 선 이찬진 1년…수수료 바가지 잡고, 악질 사금융 무효로

김미루 기자
2026.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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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취임 1년, 금감원 어떻게 바뀌었나/그래픽=김지영
이찬진 취임 1년, 금감원 어떻게 바뀌었나/그래픽=김지영

'금융소비자 최우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이후 1년 동안 금감원에 가장 강하게 새긴 원칙이다.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와 사후 제재에 무게가 실렸던 기존 감독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피해를 보기 전에 막고, 이미 발생한 피해는 적극적으로 구제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 체계를 확립했다.

이 원장이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금감원의 역할은 '문제가 생긴 뒤 책임을 묻는 기관'에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막고 소비자가 어려울 때 직접 나서는 기관'으로 한층 확대됐다.

그 변화는 조직 개편에서 시작됐다. 올해 1월 원장 직속으로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배치하고 감독·검사와 분쟁조정 기능을 같은 권역으로 묶었다. 민원과 분쟁에서 발견된 문제가 단순 민원 처리로 끝나지 않고 검사와 제도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도록 금감원의 업무 구조 자체를 손봤다. 지난 3월에는 원장 직속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지난달까지 32개 안건을 논의했다.

금융회사 내부에서도 소비자보호 위상이 높아졌다. 소비자보호 경영전략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금융회사는 55개사에서 69개사로 늘었고, 이사회 안에 소비자보호 소위원회를 둔 회사는 2개사에서 15개사로 증가했다. 금융회사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에게 핵심 사안에 대한 사전합의권과 개선요구권을 부여한 회사도 64개사다. 소비자보호를 일선 부서의 업무가 아닌 최고경영진과 이사회가 챙겨야 할 경영과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7월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현장 목소리 청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7월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현장 목소리 청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행 ETF 수수료 검사 후엔 TF 꾸려 KPI·판매절차 손본다

올해 하반기에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금융상품 판매관행을 직접 들여다보는 데 속도를 낸다. 대표적인 대상이 은행권 ETF 신탁이다. 주요 6개 은행의 ETF 신탁 판매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4조원에 달했고 이 기간 수수료 수익은 5864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5월 한 달 수수료 수익만 1036억원으로 지난해 12월의 10.2배 수준이다.

금감원은 판매 급증 과정에서 소비자가 수수료 구조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등을 살피기 위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은행에 KPI 개선과 선·후취 수수료 비교 안내 강화를 요구했다. 이달 ETF 신탁 판매은행을 검사해 신탁수수료 설명의무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검사로 끝내지 않는다. 9월 이후 업계·협회와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신탁 수수료 체계와 은행 성과평가(KPI), 판매절차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단순히 개별 불완전판매 여부를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판매 유인이 생기는 구조 자체를 손보겠다는 취지다.

보험사기 병원 집중조사…불법추심엔 '엄정 조치'

민생금융범죄 척결도 강도를 높인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보험사기 혐의병원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실시하고 불법추심 등 서민·취약계층을 겨냥한 약탈적 금융행위가 적발되면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지난 1년간 불법사금융 피해구제에도 앞장섰다. 반사회적 불법대부계약으로 판단되면 금감원장 명의의 무효확인서를 발급하고 무효화 소송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해 지난 3~7월 430건의 확인서를 발급했다. 불법사금융에 이용되는 대포폰 발신을 차단하는 '대포폰 제로'도 가동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해 12월 1248억원에서 올해 5월 501억원으로 감소했다. 로맨스스캠·노쇼사기 등 신종피싱 피해액도 같은 기간 1299억원에서 687억원으로 줄었다. 범정부 차원의 집중 단속과 홍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감원은 금융권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하고 금융·통신·수사기관이 의심정보를 공유하는 'ASAP' 플랫폼을 구축해 범죄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힘을 보탰다.

금감원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민생특별사법경찰 도입도 추진한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대부업법과 채권추심법 위반을 특사경 직무범위에 포함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불법금융광고 차단 과정에서 확보한 범죄정보를 수사단서로 활용하고,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다시 피해자 구제에 활용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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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금융부 김미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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