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이수만·양현석, 키워줄 순 없나요?"

"제2 이수만·양현석, 키워줄 순 없나요?"

김건우 기자
2013.12.16 06:30

[기자수첩]"매니저는 운전기사가 아닙니다"

"매니저는 운전기사가 아닙니다. 여자 연예인은 몸무게가 45kg을 넘으면 안되니 관리를 해줘야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엔터테인먼트분야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취업특강에서 나온 강연 내용들이다. 빈 좌석이 하나 없을 만큼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몰렸지만, 정작 강연 내용은 귀를 의심할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대외적으로 발표된 이날 특강의 주제는 ‘아이돌 신인발굴과 음반회사 조직체계’, ‘연기자 매니지먼트 역량강화’ 등이었다. 콘진원은 매니저 출신 강사를 초빙, 구직자들이 실질적인 정보를 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날 강연 내용은 엔터 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나 관련 직무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지극히 단순하고 피상적인 업계 소개 수준에 그쳐, 취업준비생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예컨대 외국계 음반회사나 기획사에 들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하냐는 한 취업준비생의 질문에 "외국어를 잘하면 된다"라는 너무도 간단명료한(?) 답이 나왔다. 심지어 "강남에 가면 키 작고 뚱뚱한 애들이 연예인 코디네이터“라는 특정직업을 비하하는 발언까지도 나왔다.

이날 취업특강장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은 단순히 엔터사 매니저 자리를 얻고 싶은 구직자가 아니었다. ‘제 2의 이수만’, 또는 ‘내일의 양현석’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아마도 엔터산업을 대표하는 에스엠과 와이지엔터가 과연 어떤 비전을 갖고 있고, 차세대 먹거리로 무엇을 준비하는지 등이 궁금했을 것이다. 어렴풋하게나마 자신들의 꿈을 더욱 키우고 북돋아줄 수 있는 그런 정보들을 듣고 싶었을 것이다.

단순히 강연자의 준비부족만을 탓할 순 없을 것이다. 오히려 국내 콘텐츠진흥을 주도하는 콘진원이 마련한 엔터산업 취업특강의 수준이 이렇게 어설프다는 점이 더욱 씁쓸하게 다가온다. "대형 기획사 실무담당을 섭외하기 어렵다"는 콘진원 관계자의 말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날 대다수 취업준비생들은 강연내용을 수첩에 깨알같이 적었다. 자칫 부실한 취업특강이 추운날씨에도 특강장을 찾은 엔터 꿈나무들의 꿈에 상처를 준 것은 아닌지 적잖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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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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