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캠프 스타트업 거리축제 IF2018 첫날만 4.5만명 방문...창업가·투자자·소비자 한자리에

-"유행하는 옷 사서 입지 말고 빌려주고 빌려 입는 패션공유 하세요"-"어? 이거 저도 생각했던 아이디어인데 실제로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9월의 마지막 주말인 29일, 서울 도심의 거리가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전시장이 됐다. 신촌역에서 연세대학교 굴다리까지 길게 뻗은 연세로 450m 거리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창업을 꿈꾸는 20~30대 청년들, 젊은 연인들, 아이들과 나들이 나온 가족들로 북적였다.
이날 스타트업 거리축제 ‘IF2018’를 찾은 4만5000여명의 관람객들은 이제껏 듣도 보도 못한 신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면서 아이 같은 표정으로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차도를 막고 설치된 거리를 따라 93개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볐다.
스타트업 거리축제는 스타트업이 닫혀 있는 실내 전시장을 벗어나 거리에서 직접 대중을 만나 이벤트, 프로모션, 공연, 컨퍼런스, 전시 파티 등의 방식으로 사업 콘텐츠를 알리는 플랫폼 형태의 축제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창업붐 조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디캠프는 29~30일 이틀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 약 8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가상현실(VR) 만화방부터 반려동물 돌보미(펫시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영상, 패션공유서비스, 코딩교육서비스, 후불제 교육 플랫폼 등 헬스케어, 뷰티, 패션, 교육 등 각 분야 스타트업들이 나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알렸다. 이하영 도그메이트 대표(31)는 "온라인 디지털서비스 위주라 소비자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보니 우리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주는 소비자들이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축제 거리 곳곳에는 예비 창업자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넘쳤다.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교에 재학 중인 백나연 씨(21)는 "평소에도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 스타트업 추세가 어떤 건지 배우려고 동아리에서 다 같이 나왔다"고 했다. 백 씨와 같이 온 인도네시아 유학생 니올라 씨(21)는 "인도네시아에는 이런 방식의 스타트업 축제는 없는데 한국에서 이런 스타트업 축제를 보니까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들은 마음에 드는 스타트업 부스에서 이것저것 묻기도 하면서 창업 열정을 드러냈다. 친구들과 방문한 대학생 오태성 씨(20)는 "그동안 생각만 해봤던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구현된 것을 보니까 나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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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찾은 일반 시민들의 호응과 관심도 뜨거웠다. 신촌역 근처 신수동에서 30여년째 산다는 김영덕씨(80)는 "젊은 청년들이 하나하나 설명해줘서 사진도 찍고 딱지치기도 해보고 이것저것 체험해봤다"며 "스타트업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하니까 손자들 같은 생각에 대견스럽게 느껴졌다"고 흐뭇해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나온 노해성씨(44)는 "기존에 이용했던 것과 다른 새로운 서비스들이 이렇게 많고 또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데 너무 놀랐다"면서 "행사 자체가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고 같이 체험해볼 수 있는 참여형 부스가 많아서 아이들도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전문투자자들도 스타트업 부스를 돌아다니며 눈을 빛냈다. 허진호 세마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많은 스타트업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확인할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며 "부스에서 눈길을 끌었던 스타트업 5개 정도는 후속 미팅 일정을 잡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기도 했다. 한상용 오렌지랩스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사업화가 가능한지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있어서 전략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등을 따지면서 살펴봤다"며 "몇몇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확장성이 충분해 보였다"고 했다.
디캠프의 김홍일 센터장은 "IF 거리축제가 세계적인 스타트업 행사처럼 스타트업 창업자나 투자자, 일반 소비자들이 서로 거리감 없이 만날 수 있는 스타트업 축제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