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소개된 서울 은평구 홍은동의 돈가스집이 밀려드는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파리 날리던 음식점이 새벽 3시부터 줄 서는 맛집이 된 것은 '백종원 효과'다. 요리연구가이자 사업가인 백씨는 생면부지의 돈가스집 사장에게 매출이 줄면 본인이 책임지겠다며 각서까지 써줬다.
맛집탐방 행렬에 연예인까지 가세하면서 미디어의 관심은 커졌다. 가수 A씨, 개그맨 B씨, 배우 C씨가 방문했다. 줄 서는 게 추억이고 돈가스를 먹으면 자랑거리가 됐다는 반응도 있다.
며칠 전 한 포털은 골목식당의 화제성을 보도한 기사 옆에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한 백년가게 맛지도’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굴한 업력 30년 이상의 성장잠재력 있는 도소매·음식점이다. 선정되면 보증료율을 감면해주고 정책자금을 우대해주는 혜택이 있다. 프랜차이즈를 한다고 하면 경영컨설팅도 해준다.
하지만 독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선정된 59개 음식점의 이름을 거론하며 “오래되기만 하면 뭐하나, 맛이 없는데” “위생은 엉망이고 음식도 형편 없다”는 식의 댓글투성이다. 기자가 최근 방문한 종로의 한 백년가게도 겉은 화려하게 변했지만 과거의 맛과 명성은 온데간데없었다.
비슷한 두 음식점 프로젝트를 두고 반응이 상반되는 것은 시각의 차이다. 백씨는 철저히 소비자를 중심으로 컨설팅을 한다. “맛이 없다” “위생이 엉망이다” 등 자신이 손님인 경우를 가정해 느끼는 감정을 여과 없이 내뱉는다. 눈물 쏙 뺀 식당주인은 이를 악물고 절치부심한다. 이를 개선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지켜본 시청자는 백씨에 대한 신뢰성이 더해져 마음을 움직인다.
반면 정부나 공공기관의 컨설팅 시각은 정책수요자인 음식점 사장님에게 향해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을지에 온통 관심을 쏟는다. ‘정부가 보증하는 가게’라는 타이틀이 지역상권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결론은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으로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최상위권에 속할 만큼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다.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영업자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순리다. 노력하지 않고 잘되기만 바라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은 혈세 낭비다. 소비자의 요구를 명확히 인지시키는 자영업 교육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다. 홍종학 장관은 그의 희망대로 ‘손오공처럼 분신술을 쓴 백종원’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최소한 소비자의 시각에서 소상공인 정책을 챙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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