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K-유니콘' 10.7조 투자유치…해외자본이 95%

11개 'K-유니콘' 10.7조 투자유치…해외자본이 95%

이민하 기자
2020.06.08 14:11

[MT리포트-외발자전거 탄 벤처생태계]

[편집자주] 국내 벤처투자시장은 흔히 ‘외발자전거’에 비유된다. 투자시장에 비해 인수합병(M&A) 등 회수시장이 척박해서다. 회수시장이 여의치 않으니 투자시장이 성장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게다가 투자 여력이 큰 대기업들은 규제로 전략적 투자가 막혀 있다. K-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상당수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아예 회사를 처분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국내 벤처투자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본다.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꼽히는 하이퍼커넥트는 최근까지 국내에서 추진했던 후속 투자유치를 잠정 중단했다. 국내에서는 7000억~1조원으로 추정되는 기업가치에 맞춰 투자를 할 만한 대형 투자자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하이퍼커넥트는 '중동의 카카오톡'이라고 불리는 영상 메신저 '아자르'를 운영하면서 매년 1000억원 이상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689억원으로 전년(1045억원)보다 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17% 이상 늘었다.

국내 자금조달을 중단하는 대신 해외에서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경영고문으로 영입했다. 그는 2009년부터 8년간 네이버 대표를 맡아 한게임 분할, 라인(LINE) 해외상장, 모바일 중심 사업구조 재편 등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퍼커넥트는 현재 국내에서 기업공개(IPO)나 후속 투자유치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확장에 맞춘 전략적인 방안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유니콘 해외자본 의존도 심화…국내 자금은 5% 불과

하이퍼커넥트처럼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아예 회사를 매각하는 유망 벤처·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실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유치한 투자자금 중 해외자본 비중은 95%에 육박한다. 유니콘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지만 정작 잇속은 해외자본이 챙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스타트업 전문 조사기관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유니콘 기업은 쿠팡과 옐로모바일, 엘앤피(L&P)코스메틱,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지피클럽, 무신사, 에이프로젠 등 11개다.

이들 유니콘 기업이 유치한 투자자금 총액은 6월 현재 10조71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중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싱가프로 등 해외자본이 10조1935억원으로 전체 95%가량을 차지했다. 국내자본은 5200억원대로 약 5%에 그쳤다.

위메프와 에이프로젠, 야놀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국내자본 비중이 한 자릿수 또는 10%대에 머물렀다. 특히 쿠팡과 엘앤피코스메틱, 지피클럽, 무신사는 국내자본이 전혀 없었다.

"벤처투자 빗장 풀어 큰손 유인해야"

해외자본 의존도가 높은 탓에 유니콘으로 얻을 수 있는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활성화 등 경제적인 효과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 우아한형제들처럼 국내 산업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는 플랫폼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된 이후 올해 4월 배달의민족 '이용 수수료' 체계를 변경, 사실상 수수료 인상하려다가 논란이 생겼다.

국내 벤처투자업계에서는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의 예비 유니콘들이 성장 단계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받아들여진다.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창업 초기부터 '죽음의 계곡'을 넘기고 잘 육성시켜서 투자이익이 가장 큰 최종 단계에서 결실을 해외에 넘기는 셈"이라며 "투자시장이 성장한 만큼 국내에서도 리드 투자를 맡을 수 있는 대형 투자자들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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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서울시청 및 부동산 관계기관, 건설사를 출입합니다. 부동산 시장 관련 기사를 취재·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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