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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메타 등 빅테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주목받은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국내 NPU(신경망처리장치) 스타트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상용화 성과를 잇따라 내고 있다. 한 데이터센터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혼합해 사용하는 이기종(Heterogeneous) 기술 흐름에 각국의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 의지가 결합하면서 시장 공략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일본의 AI(인공지능) 인프라 기업 에이아이앤(ai&)과 협력해 도쿄에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에 자사 NPU가 탑재된 서버랙 100대 이상을 공급한다. 서버랙은 여러 대의 NPU카드가 꽂힌 서버들로 이뤄진 캐비닛 형태의 장치다. 에이아이앤이 연말까지 도쿄에 5곳의 신규 데이터센터를 개소하는데, 여기에 리벨리온의 서버랙을 설치한다는 설명이다.
연도별 공급물량과 계약액 등은 비공개다. 다만 리벨리온은 ai&이 일본 내 데이터센터를 2027년까지 40MW급으로 확장할 계획이어서 빠르게 공급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베넷 ai& 대표는 "리벨리온은 이기종 인프라에 가장 부합하는 파트너"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협력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벨리온은 지난달 말 영국의 AI 컴퓨팅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칼로섬과도 현지 데이터센터에 100대 이상의 서버랙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칼로섬은 영국 정부의 AI 연구 클러스터 내 데이터센터에 리벨리온의 서버랙 100대 이상을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서 퓨리오사AI도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 구축 중인 데이터센터에 NPU를 공급하기로 했다. 퓨리오사AI는 자사 NPU카드를 미국의 AI 인프라 기업 I/ONX에 공급하고, I/ONX가 이를 서버랙으로 완성해 스웨덴 데이터센터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NPU카드 수출 규모는 1단계 1800장을 시작으로 총 8800장이다.
양사의 성과는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되는 데이터센터의 이기종 컴퓨팅 기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한 데이터센터 안에 GPU(그래픽처리장치)와 NPU 등 다양한 연산장치를 구비해놓고, AI 모델 학습에는 GPU를 호출하고 AI 에이전트의 추론 서비스 등에는 NPU 호출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GPU 의존도를 낮춰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낮추고, 성능을 유지하면서 전력효율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
각국의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 트렌드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유럽, 중동 등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국내 NPU 기업들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
글로벌 IT 시장조사기관 IDC의 매트 이스트우드 리서치 수석부사장은 "데이터센터 기업, 정부가 모두 효율적인 AI 서비스 역량을 확충하는 걸 목표로 삼으면서, AI의 추론 연산 인프라의 선택지를 넓히려고 하고 있다"며 "리벨리온 등 NPU 회사들이 상용 규모의 제품을 공급하는 건 이 시장에서 NPU 등이 실질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