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찰스 스터드 센드버드 CMO(최고마케팅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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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고객상담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 문의를 빠르게 처리하고 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고객의 취향을 기억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기업의 매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AI가 더 많은 역할을 맡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만큼 기업은 그에 따른 책임과 안전장치도 갖춰야 한다."
찰스 스터드 센드버드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터드 CMO는 글로벌 고객경험(CX) 플랫폼 기업 퀄트릭스(Qualtrics)와 AI 기반 마케팅 플랫폼 기업 퀀틱마인드(QuanticMind) 등에서 마케팅 부문을 이끌었으며, 지난해 6월 센드버드에 합류했다. 20년 이상 글로벌 기술기업에서 마케팅 전략 수립과 브랜드 확장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센드버드는 기업용 채팅·음성·영상 통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B2B(기업간거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레딧, 도어대시, 에어아시아 등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AI가 고객 문의에 응대하고 상품 추천부터 구매까지 지원하는 솔루션 '딜라이트 AI(delight.ai)'를 앞세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노르웨이 항공사 노스 애틀랜틱 항공과 국내 가구업체 한샘 등이 도입했다.
스터드 CMO는 딜라이트 AI의 핵심 기술로 '대화형 메모리(Conversational Memory)'를 꼽았다. 고객의 과거 구매 이력과 상담 내용, 선호도 등을 기억해 이후 상담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상담 때마다 이전 문의 내용이나 자신의 상황을 반복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스터드 CMO는 AI 상담이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이 문제 해결을 위해 문의하더라도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다른 상품이 있는지 살펴본다"며 "쇼핑 중인 고객에게는 찾고 있는 상품보다 더 적합한 제품을 추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고객의 과거 이용 이력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고객의 생일이나 장기간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은 시점에 맞춰 메시지를 보내거나 멤버십 프로그램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스터드 CMO는 "이러한 순간들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접점이 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 가구업체 한샘이다. 한샘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의 상품 탐색과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센드버드의 '딜라이트 AI'를 도입했다. 회사에 따르면 AI 상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커튼과 블라인드 구매 전환율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비교군 대비 각각 5.65배, 2.88배 높게 나타났다. 커튼·블라인드 카테고리의 전체 주문 건수도 솔루션 도입 전 2주간의 기준치 대비 3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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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소비자 80% AI가 과거 대화 기억하면 만족"

개인화된 AI 상담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는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센드버드가 지난 3월 리서치 패널 사라고(Sago)를 통해 한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딜라이트 AI 인덱스(Delight AI Index)' 조사에서 응답자의 80%는 AI가 과거 대화 내용을 기억해 같은 정보를 반복해서 설명할 필요가 없다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한국 응답자의 93%는 AI 고객상담 시스템의 개인정보 수집·활용·저장 방식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AI가 고객의 구매 이력과 상담 내용을 활용하는 만큼 데이터 접근 범위와 활용 방식에 대한 통제가 중요해지는 셈이다.
스터드 CMO는 "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데이터 처리 방식과 접근 권한 등에 관한 투명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센드버드는 고객 기업이 관리하는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나 데이터 플랫폼 등에 접근 권한을 부여받아 AI 상담의 개인화에 활용한다. 스터드 CMO는 "대부분의 경우 AI 메모리 시스템에 제공되는 데이터는 고객 기업이 직접 통제한다"며 "고객 기업의 데이터 접근 권한과 저장 지역 등에 관한 자체 정책이 센드버드의 보안 통제 체계에 추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센드버드는 AI 에이전트의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한 자체 통제 시스템 '트러스트 OS(Trust OS)'도 구축했다. AI가 답변할 수 있는 주제와 수행 가능한 행동의 범위를 제한하고,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기 전 안전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스터드 CMO는 "현재 AI 시스템의 가장 큰 위험은 환각 현상이나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기업의 평판을 훼손하는 데 그칠 수도 있지만, 금전적 거래나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경우 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AI 에이전트의 행동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데 상당한 연구개발 자원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스터드 CMO는 중장기적으로 소비자의 개인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AI 에이전트와 직접 소통하며 상품 구매와 예약 등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간 거래(A2A·Agent-to-Agent)'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기업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는 대신 개인 AI 에이전트가 기업에 접근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업에 접근한 AI 에이전트가 실제 소비자로부터 구매 등의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악의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프로그램은 아닌지 검증하는 것이 중요한 보안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