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보다 관장이 낫다"던 유홍준, 물러난다…15개월 만에 사임

"장관보다 관장이 낫다"던 유홍준, 물러난다…15개월 만에 사임

오진영 기자
2026.10.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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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친일파 글씨 추천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친일파 글씨 추천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친일 인사의 작품을 애국지사의 유묵(죽기 전 남긴 글씨)으로 잘못 전시하고, 자신의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한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유 관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유 관장은 "국민이 중앙박물관에 보내주신 신뢰와 직원들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개인적인 실수로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실추된 명예를 세우기 위해서는 제가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특히 "1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는 영예로운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며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떠나지만 중앙박물관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 달라"고 덧붙였다.

유 관장은 지난해 임명 직후 '문화체육부 장관보다 중앙박물관장이 낫다'고 말할 정도로 관장직에 큰 자부심을 보여 왔다. 저명한 미술사(史)학자로서의 명성을 활용해 중앙박물관의 전시를 직접 지휘하거나 강연에 연사로 나설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하지만 지난 7월 중앙박물관이 개최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일반시국은'(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서예 작품을 출품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유 관장과 중앙박물관은 이 작품을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했으나, 실제로는 친일 인사 박중양의 작품이었다.

유 관장은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재차 사과했지만,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작품이 유 관장의 소장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비판이 거세졌다. 유 관장은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이 작품을 5만원에 낙찰받아 갖고 있다가 자신이 직접 추천해 '우리들의 밥상'에 전시했다.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도 여야의 공세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작품의 소유 관계와 소장자 비공개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유 관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유 관장은 "미술사학자로서 실수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가 꺼려졌다"고 해명했으나, 거취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 이날 사퇴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유 관장은 지난해 7월 21일 제13대 중앙박물관장에 취임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한국미술사 강의' 등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알렸으며, 문화재청(국가유산청 전신) 청장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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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에서 문화를 담당하고 있는 오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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