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MT문고]'마음의 어휘력'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바뀐다. '기쁨'만 보더라도 '큰 기쁨'이나 '우울했다 나아진 기쁨', '씁쓸한 기쁨', '함께 공유하는 기쁨' 등 다양하다. 하지만 감정을 입 밖으로 꺼내놓기란 쉽지 않다. 한 설문에서는 한국인의 50% 이상이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다고 집계될 정도다.
세 작가가 힘을 모아 쓴 '마음의 어휘력'은 이같은 국어 공포증을 앓는 사람을 위한 처방전이다. 내 마음을 밖으로 꺼내 볼 수 있도록 감정을 표현하는 70개의 단어들을 그러모았다. 단어의 뜻은 무엇인지, 어떨 때 써야 하는지, 글쓴이는 어떻게 활용했는지 설명도 풍성하다.
책의 목적은 결국 마음을 돌보는 일이다. 어떤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마음을 표현할 단어가 많아지면 감정의 영토도 넓어지고, 내릴 수 있는 처방도 많아진다.
언어를 가리지 않는 '감정의 이름표'들이 인상적이다. 독일어로 상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우울을 뜻하는 '벨트슈메르츠'나 고대 그리스어로 자기애를 뜻하는 '필라우티아' 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단어들이 가득하다. 책의 표현대로 '마음의 언어가 가난한' 독자가 아니더라도 지식을 넓힌다는 목적에도 충실하다.
단어별로 3~4쪽 가량의 짧은 설명이 붙어 있어 간편하게 읽기 좋다. 책 역시 하루에 모든 분량을 다 읽을 필요가 없다고 권장한다. 아무 때나 자신이 원하는 장을 펼친 뒤 꺼내보거나 읽었다 덮었다를 반복하는 읽기 방식도 재미있다.
좀 더 우리말을 활용한 이름표들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수없이 던져지는 질문 속에서 정작 답안은 거의 제시하고 있지 않아 책 전체에 모호함이 배어난다는 점도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이름표를 붙이기까지는 좋지만 분류 뒤에 해야 할 일에 대한 설명은 적다.
이 책은 마케터로 활동 중인 조아란 작가와 인플루언서로 이름을 알린 권희 작가, 프리랜서 글쟁이를 자칭하는 이정윤 작가가 함께 썼다. 마음의 단어를 모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다. 출판 후 주요 온라인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마음의 어휘력, 페이지2북스, 1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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