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영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가 "선진국 중 정책 여력(Policy room)이 늘어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여러 악재 속에서 한국의 성장 경로가 두드러진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한국만 긍정적으로 차별화돼(Isolated) 있다"라고도 했다.
최 이사는 IMF 연차총회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경제의 부정적인 압력(negative pressure)이 있는 와중에 한국의 성장률이 상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정적 압력으로는 중동 전쟁, 러-우 전쟁, 보호무역에 따른 긴장 등을 제시했다.
IMF는 지난 13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 7월(2.6%)보다 0.7%p 상향한 3.3%로 전망했다. IMF 전망대로라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전 세계(3.1%), 선진국(2.1%) 평균보다 높다.
IMF는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비율도 올해 기준 47.3%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54.4%)보다 7.1%p 낮아진 전망치다. 그만큼 재정 건전성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최 이사는 "IMF 이사회를 하다 보면 한국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AI(인공지능) 붐에 따라 한국을 부러워하는 이사회 분위기를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성장잠재력을 계속 키워나가야 하는데 다른 나라는 그걸 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없다"며 "한국은 성장잠재력을 계속 키워나가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IMF 스태프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재정 정책을 두고선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이번 연차총회 기간에 "중립적"이라고 언급한 것을 인용했다.
최 이사는 "재정 수입이 많이 증가하지만 재정 지출 증가율은 12.8%"라며 "국채를 일부 상환하고 미래대응기금으로 상당 많은 부분을 세이빙(saving)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중립적으로 본다. 어떻게 보면 긴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IMF의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전했다. AI가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IMF의 기본적인 시각이지만, AI 붐이 당장 꺾일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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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이사는 "데이터 센터는 건설 과정이 10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한다"며 "지금 막 투자가 일어나는데 내후년에 망하고, 그 투자가 의미 없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긴 기간의 투자가 있기 때문에 당장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IMF 내부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IMF 상임이사는 총 25명이다. 한국은 호주, 뉴질랜드, 몽골 등 15개국과 하나의 이사실을 구성한다. 한국과 호주는 2년마다 상임이사직을 교대로 맡는다. 최 이사는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지낸 국제금융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