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칸플라빈 만드는 효소·생물 조합 확인…국제학술지 게재
-항염 가능성 주목받는 희소 천연물…바이오 소재 생산기술에 새 실마리

대마에는 아주 특별한 성분이 숨어 있다. 염증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어 의약 소재로 주목받는 '칸플라빈(Cannflavin)'이다. 하지만 대마에 들어 있는 양은 건조 중량의 0.02%에도 미치지 못한다. 말린 대마 1㎏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0.2g도 안 된다는 뜻이다.
이 귀한 성분을 얻으려면 대마를 계속 재배해야 할까. 국내 연구진이 전혀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았다. 빵과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효모와 실험용 담배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효모와 담배를 활용해 대마의 희귀 천연물인 칸플라빈을 생성하는 데 적합한 효소와 생산 생물의 조합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칸플라빈은 대마에서 발견되는 플라보노이드계 천연물이다. 대표적으로 칸플라빈 A와 B가 있으며, 항염증 등 다양한 생리활성이 보고돼 기능성·의약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이 문제다. 대마에서 직접 추출하는 방식으로는 연구와 산업적 활용에 필요한 물질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
연구진의 접근법은 역발상이다. 대마를 대량으로 재배하는 대신 다른 생물에서 칸플라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효소를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효소는 특정 물질을 만들어내는 작은 생체 조립기계로 비유된다. 연구진은 이 조립기계를 효모와 담배에서 각각 작동시켜 어떤 조합이 칸플라빈을 만드는 데 적합한지 비교했다.
식물과 미생물에서 유래한 후보 효소 6종을 시험한 결과, 효모에서는 대마 유래 효소(CsPT3)가 칸플라빈 A와 B를 생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효소의 앞부분을 일부 제거해 구조를 바꾸자 생성 반응이 더욱 뚜렷해졌다.
반면 실험용 담배에서는 미생물 유래 효소(NphB)가 칸플라빈 A를 만드는 데 적합했다. 해당 효소가 많이 만들어질수록 칸플라빈 생성량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같은 물질을 만들더라도 어떤 생물에 어떤 효소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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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식물의 유용한 성분을 얻으려면 해당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한 뒤 필요한 물질을 추출하는 방식에 주로 의존했다. 하지만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하면 자연에 극히 적게 존재하는 물질도 효모와 같은 생물을 활용해 생산할 수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iotechnology for Biofuels and Bioproducts'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출원도 완료됐다.
국립농업과학원 신공식 식물소재바이오공학과장 직무대리는 "앞으로 효소 성능을 높이고 칸플라빈 생성에 필요한 여러 과정을 하나의 생산 체계로 연결해 유용 천연물 생산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