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주 4.5일제에 이어 공공기관 지방이전까지 쟁점으로 내걸면서 9월 파업과 집회에 총력을 기울인다. 국책은행과 금융 공공기관 노조까지 공동 집회·기자회견에 나서는 등 금융권 노조의 연대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오는 27일 '9·4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연다. 28일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4일 광화문에서 총파업 집회를 진행하기에 앞서 핵심 요구와 세부 일정을 공개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12일 조합원 6만 8878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1%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핵심 요구 사항은 주 4.5일제 도입과 실질임금 인상,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다. 금융노조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을 비롯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금융결제원·코스콤 등 42개 지부가 소속돼 있다.
금융노조에 속하지 않은 카카오뱅크 노조는 별도로 파업에 나선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5영업일 연속 총파업을 예고했다. 임금 인상과 성과보상 확대 등이 주요 요구사항이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지난달 31일 약 700명이 참여한 첫 파업을 시작으로 지난 14일 추가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 12일부터 야간·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도 들어갔다. 이번 총파업에는 전체 조합원이 닷새간 파업에 참여하는 만큼 고객 상담 지연은 물론 시스템 장애 등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뱅크 노조의 총파업 마지막 날과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9월 4일 겹치는 만큼 9월 첫째 주가 금융권 노사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발표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노조의 반발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10~11월쯤 이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지방이전' 저지를 매개로 개별 노조의 집단행동이 서로 연결되고 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노조는 지난 11일 '국책은행 3사 노조 지방 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고,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 노조도 지난 24일 지방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금감원 노조는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 가입도 내부 검토하고 있다. 농협의 경우 산하 계열사 은행·보험사 등 노조가 모여 지난달 29일 농협 본사 지방이전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이달 21일에는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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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압박 대상은 정부 뿐 아니라 각 기관 경영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박상진 회장에게 "정부에 산업은행을 2차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공개적으로 지방이전에 반대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업은행 노조도 장민영 행장에게 지방이전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 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노조 부위원장 출신 사내이사인 김대의 이사를 통해 이사회와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별 은행의 임금·성과보상 갈등이 금융권 전체의 근로조건 문제와 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노조의 집단행동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라며 "특히 금융노조의 산별 총파업을 중심으로 국책은행·금융 공공기관·인터넷은행 노조가 각자의 현안을 넘어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금융권 노조의 결집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