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테슬라 돌풍의 명암④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맞붙은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도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테슬라가 인공지능(AI)과 대규모 양산 계획을 앞세운 가운데 현대차(415,000원 ▼2,500 -0.6%)그룹은 자동차 공장과 부품 공급망,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을 결합해 맞선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X 생산라인 가동을 종료하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생산설비를 설치 중이다. 테슬라는 프리몬트 1세대 생산라인을 연 100만대 규모로 설계했다. 미국 텍사스 공장에 준비 중인 2세대 생산라인은 장기적으로 연 10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도록 설계하고 있다.
테슬라가 내세우는 강점은 전기차에서 확보한 기술과 인프라를 로봇 개발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차량용 배터리와 전력전자, 모터, 기어박스, 소프트웨어, AI 추론 컴퓨터를 옵티머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텍사스의 115메가와트(MW) 이상 규모 AI 연산 인프라 '코텍스 2'도 차량과 휴머노이드의 자율주행·자율행동 소프트웨어 개발을 함께 지원한다.
테슬라는 연내 옵티머스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초기 생산분은 외부에 판매하지 않고 로봇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능을 개발하는 '옵티머스 아카데미'에 투입한다. 목표는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할 범용 로봇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대량생산 이후 가격으로 2만~3만달러를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산업 현장 투입과 검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1월 미국 보스턴 본사에서 제품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생산에 착수했다. 올해 물량은 현대차그룹의 로봇 학습·검증시설인 RMAC와 구글 딥마인드에 공급할 예정이다. 외부 고객 공급은 내년 초부터 추진한다.
아틀라스는 키 1.9m, 무게 90kg으로 순간적으로 최대 50kg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4시간이지만 전력이 부족하면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같은 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 서열화 작업을 맡기고 2030년에는 부품 조립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초기 시장이 가정(스마트홈)보다 스마트공장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정한 공정을 반복하는 공장은 작업 환경을 표준화할 수 있고 로봇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계산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가정은 작업 환경이 제각각인 데다 로봇 가격과 AI 모델 운영비까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해 대중화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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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실제 제조공정에서 확보하는 학습 데이터와 부품 공급망이 향후 휴머노이드 시장 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시뮬레이션 데이터만으로는 공장마다 다른 설비와 작업 환경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지에 완성차·부품 공장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현장에 투입해 학습과 성능 개선을 반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대모비스의 액추에이터와 현대글로비스의 물류·공급망, 구글 딥마인드의 AI 기술을 결합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테슬라에서 옵티머스 개발을 이끌었던 밀란 코박을 그룹 고문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인력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현재 휴머노이드의 가장 큰 시장은 가정이 아니라 스마트공장이고 현재로서는 실제 공장에 투입해 시험할 수 있는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보다 유리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국가 주도로 로봇 기술과 부품 공급망을 함께 키우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