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앞으로 모든 국가와 기업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는 압박이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세계적인 통상 전문가인 채드 바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국제통상학회 제30주년 하계학술대회' 기조발표 직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한국국제통상학회가 공동 개최했다.
바운 위원은 한국에 대해 "서방 생태계에서 강점을 가진 필수적인 존재"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선택할 경우에는 한국이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조선업 재건 등 대규모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바운 위원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어떤 대미 투자가 타당한지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에 따른 투자는 지속적인 실사와 검토가 이뤄져야 하고, 국민 세금이 투입된다면 수익성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운 위원은 미국·중국 강대국 사이에 놓인 중견국 한국의 전략으로 '자체 강점의 극대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에는 미국과 서방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강점이 많이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 배터리, 전기차 등이 대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을 원하지 않을 때 한국 기업들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자신의 강점에 계속 투자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택에 따른 대가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짚었다. 바운 위원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쪽 시장에서의 판매나 필수 자원에 대한 접근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며 "비용과 대가가 따르겠지만 세계는 이미 그런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의 약탈적 가격 정책과 시장 장벽 구축 가능성에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바운 위원은 "중국이 특정 제품의 세계 생산량 90%를 차지하게 되면 공급을 끊어 무기화하거나 가격을 올려 이익을 독식할 수 있다"며 "고정비용이 높은 산업에서는 서방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중국 국유기업들이 가격을 낮추는 약탈적 가격 책정 사례를 실제로 목격한 바 있다"고 밝혔다.
채드 바운 위원은 바이든 행정부 미 국무부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선임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통상정책 전문가다. 현재 몸담은 PIIE는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대표적인 국제경제 분야 싱크탱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