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도널드슨빌. 주를 대표하는 도시 뉴올리언스에서 차로 1시간30분가량 달려 도착한 이곳에는 흙먼지가 날리는 허허벌판이 펼쳐져 있었다. 여의도 면적의 2.5배에 달하는 737만㎡(약 223만평)규모 부지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탕수수가 자라던 밭이었다.
부지로 들어가는 길에는 아직 제대로 된 도로조차 나 있지 않았지만 이 광활한 땅에는 머지않아 대규모 제철소가 들어선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총 58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자하는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YUNDAI-POSCO Louisiana Steel, HPLS)'다. 아직은 흙바닥뿐인 이곳이지만 제철소가 가동되는 2029년부터는 연간 270만톤의 철강이 생산된다.
공장 부지에서 약 4㎞ 떨어진 곳에는 미시시피강이 흐르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 강변에 7만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통해 철광석, 철 스크랩(고철) 등 원료를 실은 선박이 항만에 도착하면 제철소까지 곧바로 육상으로 옮긴다는 구상이다. 제철소가 들어서면 이 황량한 벌판은 철강 생산과 물류가 맞물리는 거대한 생산기지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안보를 넘어 경제까지 확장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장소가 될 게 유력하다. 미국에서 수십년 만에 새로 들어서는 대형 제철소를 미국의 최우방인 한국이 만들어주는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날 진행된 HPLS 기공식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일방적인 투자가 아니라 상호 협력에 기반한 파트너십이고 루이지애나, 미국, 한국 모두의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철강은 미국의 자동차 공장, 건설, 에너지 인프라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도 같은 방향으로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HPLS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내 첫 번째 철강 생산시설이자 미국에서 지난 60년 만에 처음 건설되는 그린필드 제철소"라며 "우리는 일할 준비가 돼 있고 배울 준비가 돼 있으며 투자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키밋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은 "철강을 생산할 수 없는 나라는 강대국이 될 수 없다. 철강과 핵심 산업을 다른 나라에 의존해서는 진정한 경제 안보를 확보할 수 없다"며 HPLS 건설에 사의를 표했다.
HPLS가 완공되는 2029년에는 5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연간 270만톤 생산 능력으로 1300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할 제철소로, 미국과 한국의 미래 세대가 더 큰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줄리아 렛로 미 연방 하원의원은 "직접고용만 1300명, 간접고용 4100명으로 추산된다"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연평균 소득이 약 9만5000달러에 달할 것이다. 게임 체인저 같은 큰 변화"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 앞서 제프 랜드리(Jeff Landry)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513190534751_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