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에 생산능력 우선 배분…PC용 메모리 공급 제한 지속
실속형 제품군에 구독 서비스까지…소비자 수요 이탈 방어 총력

AI(인공지능) 서버 수요 증가로 PC용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269,500원 0%)와 LG전자(204,500원 ▼500 -0.24%)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메모리 원가는 치솟지만 가격에 민감한 PC 시장 특성상 이를 완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워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속형 제품군을 보강하고 구독 서비스를 연계하는 등 제품·판매 전략을 조정하며 수요 이탈을 막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기가비트)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5달러로 전월보다 4.2%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PC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18~2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45~50% 급등한 데 비해 상승폭은 줄었지만 오름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PC용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완제품 업체의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른 만큼 제품 가격을 높이면 수요가 위축되고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부담하면 수익성이 낮아져서다. 실제 메모리 시장에서도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고용량에서 저용량 제품으로 일부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업체들도 부품 구성을 조정하거나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제품군을 늘려 원가와 판매가격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필요성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속형 제품을 보강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119만~149만원의 '뉴(New) 갤럭시 북6'을 출시했다. 올해 1월 갤럭시 북6 울트라·프로, 4월 갤럭시 북6에 이어 가격 부담을 낮춘 제품을 추가해 선택지를 넓혔다. LG전자도 145만원부터 시작하는 'LG 그램북 AI 2026'을 출시하고 중저가 PC 시장 공략에 나선다. 서버와 달리 개인 소비자가 주 고객인 PC 시장은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 가격이 오르면 구매를 미루거나 낮은 사양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제품군을 세분화해 수요 이탈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응은 판매 방식 다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구독클럽'을 통해 New 갤럭시 북6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LG전자도 LG 그램북 AI 2026에 구독 서비스를 적용한다. 제품 가격대를 낮추는 동시에 구독으로 초기 구매 비용까지 분산하는 전략이다. 특히 유지관리 서비스가 포함된다는 점도 고객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PC 시장의 가격 저항은 향후 메모리 시장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메모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저용량 제품으로 수요가 이동하거나 PC 업체의 부품 구매가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AI 서버 수요가 PC용 메모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완제품 수요가 위축되면 범용 메모리의 추가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는 부품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시장인 만큼 메모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제조사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품 사양과 가격대를 세분화하고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수요를 지키려는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