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울산에 3GW 힘센엔진 생산기지 신설
SMR 주기기 공장도 추진… 테라파워와 동맹 강화
HD현대가 발전용 엔진 및 SMR(소형모듈원자로) 생산라인 구축에 1조원이 넘는 실탄을 투입한다. 정기선 회장이 주도하는 미래 먹거리 확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0일 HD현대중공업은 총 1조722억원을 투자해 발전엔진 신규 생산기지 구축 및 SMR 제작 전용공장 건립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정 회장이 그룹의 전면에 나선 지 약 1년 만에 공개된 대규모 신사업 투자계획이다.
우선 HD현대중공업은 총 8336억원을 들여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3GW(기가와트) 규모의 '힘센(HiMSEN)엔진'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신규 생산기지는 약 21만5000㎡(6만5000평)의 부지에 △엔진조립·시운전 공장 △크랭크샤프트 가공 공장 △엔진 블록 주조 공장 등으로 조성된다. 내년 1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8년 5월 준공 이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 수십 년 축적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증하는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전력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이번 증설을 통해 연간 4GW 규모의 육상 발전 엔진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힘센엔진 생산을 거점별로 이원화하는 의미도 있다. 기존 HD현대중공업 울산 본 공장에서는 선박용 힘센엔진 생산에 집중하고 신규 공장 및 전남광주 영암의 HD현대엔진에서는 육상 발전용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HD현대는 이러한 거점별 이원화를 통한 생산 효율 증대로 전체 힘센엔진의 생산능력이 기존 3GW에서 2030년 7.2GW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 상반기 기준 HD현대중공업이 따낸 데이터센터용 중속엔진 누적 수주액이 약 1조5800억원에 달하는 상황 속에서 육상 발전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엔진은 기존 선박용보다 수익성이 높아 이익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데이터센터용 엔진을 공급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이 애프터서비스를 맡는 등의 시너지 효과 역시 기대된다.
이와 함께 HD현대중공업은 SMR 주기기 제작 전용공장 설립에 2386억원을 쓰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 부지를 활용해 건립된다. 2029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독자들의 PICK!
HD현대가 그룹 차원에서 SMR 사업을 추진하는 것의 일환이다. HD현대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SMR 기업 테라파워와의 동맹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조선업을 넘어서서 AI 시대 전력 인프라까지 포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정 회장의 비전에 바탕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만큼 원천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상용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