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신규 생산기반 구축 검토… 셔먼市와 부지협상
삼성, 30년 美기지 첨단공정 수주·가동률 확대로 '맞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 텍사스주에 신규 생산 거점 구축을 검토하면서 삼성전자(219,500원 ▼9,500 -4.15%)와의 현지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 수주 확대와 가동률 상승을 발판으로 테일러 팹(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율 안정화와 대형 고객사 확보가 경쟁력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SMC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신규 반도체 생산 부지를 물색 중이다. 최근 셔먼시와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확정되면 텍사스주는 애리조나주에 이어 TSMC의 미국 내 2번째 대규모 생산 거점이 된다. 웨이저자 TSMC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든 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텍사스에 실사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TSMC가 텍사스에 진출하면 반도체 생산과 현지 전문 인력 확보 등을 둘러싼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는 삼성전자가 약 30년간 생산 기반을 구축해 온 미국 반도체 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1996년 오스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현지 기반을 확대해왔다. 테일러 팹도 2나노(㎚·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생산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최근 손실 폭을 줄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용 베이스다이(가장 밑에 있는 단) 생산 확대가 가동률 개선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 HBM4(6세대)에는 자사 4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다이가 탑재된다. HBM4 생산이 늘수록 파운드리 가동률도 높아지는 구조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나노 HBM 베이스다이 증가와 글로벌 고객사의 첨단 공정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으며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HBM 시장에서 전체 D램 시장과 비슷한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4분기에는 HBM 등 서버용 D램 판매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HBM4E(7세대)에도 자사 4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다이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파운드리 생산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에 탑재되는 '그록 3' LPU(언어처리장치)도 삼성전자 4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공장 가동을 뒷받침할 '일감'도 충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23조원 규모 AI(인공지능) 칩을 수주했다.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수주 과제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강 부사장은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한 2나노 HPC(고성능 컴퓨팅) 고객을 중심으로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테일러 1공장의 클린룸 가동과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공장 운영을 위한 대규모 인력도 파견했다. 첨단 공정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팹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졌다. 다만 수율 안정화와 대형 고객사 추가 확보는 과제다.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도 여전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72.5%, 삼성전자는 5.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감가상각비 부담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생산 물량 확보와 수익성 개선이 중요하다.
독자들의 PICK
지금 816명 읽는 중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갖춘 강점을 활용해 미국 빅테크 고객사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며 "첨단 공정의 수율과 양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