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과징금·고발·조사 동시에...전문가들 "중복규제 손질해야"

쿠팡 과징금·고발·조사 동시에...전문가들 "중복규제 손질해야"

유엄식 기자
2026.09.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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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좋은규제시민포럼 '플랫폼기업 규제 평가와 대안' 정책세미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08.24.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08.24. [email protected] /사진=김근수

최근 이커머스 쿠팡의 자사 우대 제제, 동일인 지정 규제, 개인정보 유출 규제 등 각종 규제 수단이 중첩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중복규제의 근거가 미미하고 통제 효과도 불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자유기업원과 좋은규제시민포럼이 4일 오후 진행한 '플랫폼기업 규제 평가와 대안' 정책세미나에 참석하 각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중복규제 관행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최근 쿠팡 사태를 개별 기업의 위법 시비가 아닌 규제 체계의 문제로 규정했다. 이 교수는 마진율이 높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접근성 높은 매대에 배치하는 건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보편적인 관행이고,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근거 없이 행위의 외형만으로 제재가 이뤄진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조사와 의결을 한 기관이 처리하는 공정위의 권한 구조, 재벌 규제용으로 만들어진 동일인 지정제도가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 이사회 의장까지 적용되는 상황도 문제로 꼽았다.

이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의 판단 기준을 행위에서 효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유럽연합(EU) 방식인 사전지정제 추종을 중단하고 실제 경쟁제한성과 소비자 후생 감소를 사후에 실증하는 체계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공정위의 조사와 의결 조직을 분리 △변호인 입회권과 비밀유지특권을 명문화 △동일인 지정제도 폐지 △2200여개에 이르는 경영자 형벌 조항은 과징금·행정벌과 민사 책임으로 전환 등 개선안을 제시했다.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전규제의 성과를 실증 연구로 검증했다. 지 교수가 EU 27개국 스타트업 투자 1034건을 분석한 결과 DMA 시행 이후 신규 창업과 투자 규모가 줄었고, 유럽 서비스산업 매출은 0.05~0.6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애플의 수수료 인하 혜택은 86% 이상이 EU 역외 개발자에게 돌아갔다.

지 교수는 "플랫폼의 수수료와 가격, 검색 노출, 결제가 하나의 가격 구조를 이루는 만큼 특정 행위를 금지해도 그 이익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이전되지 않는다"며 "시장실패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사전규제가 최선의 대응이라는 결론은 별개"라고 설명했다.

4일 열린 '플랫폼기업 규제 평가와 대안' 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자유기업원
4일 열린 '플랫폼기업 규제 평가와 대안' 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자유기업원

정회상 강원대 경제학전공 교수는 온플법이 금지하려는 4대 행위의 후생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자사 우대는 플랫폼의 협상력이 높을 경우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고, 끼워팔기는 저렴한 묶음 제공과 신규 진입을 통한 경쟁 촉진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또 요기요 최저가 보장제 사건의 대법원 무죄 확정과 네이버 사건의 파기환송 사례를 거론하면서 "공정위가 경쟁제한 효과를 입증한 경우에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주찬 광운대 행정학과 교수는 "규제는 기업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후생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기업이나 사업모델이 아니라 구체적인 위해를 규제해야 한다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순편익과 과학적 근거, 중복 방지, 최소침해, 혁신 촉진 등을 좋은 규제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알고리즘 규제는 자사 우대 자체보다 소비자 기만과 실질적 경쟁 배제를 겨냥해야 하고, 새벽배송은 배송시간이 아니라 과로와 건강위험을 직접 규제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또 공정위와 개인정보위, 고용노동부가 같은 사실관계를 반복 조사하는 건 문제라면서 조사와 자료 제출은 한 번으로 하고 법률 판단만 기관별로 수행하는 'One Case-One Government' 원칙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소비자 기만과 경쟁배제, 개인정보 침해, 노동자 건강위험을 규제할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강한 규제의 정당성은 기업의 규모가 아니라 구체적 위해와 국민순편익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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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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