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버블과 폰지금융 붕괴 [MT시평/김성재]

AI버블과 폰지금융 붕괴 [MT시평/김성재]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2026.10.15 04: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10월 8일 주식시장은 오픈AI의 매출 규모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회사의 실제 연간 예상매출이 시장에 알려진 700억 달러보다 크게 낮은 500억 달러에 불과할 것이라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다.

매출을 경쟁사 엔트로픽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으로 알려지며 논란은 가라앉았다. 하지만, AI 투자와 밀접하게 연관된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하드웨어 공급 업체의 주가 하락은 지속되었다.

시장이 AI 관련 기업 가치의 과열 논란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투자자에게는 현재 AI 관련 기업의 설비투자 경쟁이 경기 사이클 중 어떤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시사점을 던져준다.

만약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으로 금융비용을 커버하고 투자를 늘려갈 수 있는 단계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이나 지정학적 위기 등 외부 충격이 와도 자력으로 생존하는 데 문제가 없다.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 영업현금흐름의 성장 속도를 앞지르면 서서히 문제가 커진다. 영업현금흐름이 풍부한 기업은 이자를 내거나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로 인한 현금 감소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은 급감한다.

설상가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접어들게 되면 기업은 설비투자를 감당하기 위한 신규 차입에 부담을 느낀다. 시중금리가 급등하거나 신용 경색이 오면 기존에 빌린 거액의 빚을 차환하는 데도 힘겨울 수 있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최악의 단계는 영업현금흐름 자체가 마이너스이거나 너무 적어 금융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때다. 기업은 성장성을 홍보해 투자자로부터 신규 자금을 끌어 들어와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독보적인 기술을 통해 매출의 지속적 성장을 증명해야 한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영업현금흐름으로 금융과 투자비용을 넉넉히 커버하는 시기를 헤지금융 단계라 정의했다. 2022년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여 구글∙아마존∙메타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AI 인프라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던 때가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후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와 자체 반도체 개발 등 설비 투자 경쟁이 속도를 더해 자본지출 규모가 수조 달러에 육박하자 잉여현금흐름이 고갈되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대부분 하이퍼스케일러의 잉여현금흐름이 가까스로 플러스이거나 마이너스로 전환되었다.

이 기업들의 현재 재무상태는 민스키가 언급한 투기적 금융단계에 해당한다. 빅테크 기업은 대부분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흐름이 양호한 상태이지만, 일부 하이퍼스케일러는 갑작스러운 시중 유동성 경색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다.

또한, 오픈AI∙엔트로픽 등 프런티어 AI 플랫폼 기업은 영업현금흐름이 심각한 적자다. 영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금융비용도 갚지 못한다. 외부 자금 수혈이 없으면 존립이 불가능해 민스키의 폰지금융 단계에 해당한다. 게다가 금리마저 올라 폰지금융의 붕괴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