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7년만에 다시 본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변화

[기고] 7년만에 다시 본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변화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
2026.1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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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는 '재팬부트캠프' 프로그램을 12년째 운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3년간 일하고 올해 1월 스타트업얼라이언스로 복귀해 7년만에 다시 이 프로그램을 맡았다. 오랜만에 일본의 벤처캐피털(VC), 대기업, 스타트업 지원기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적지 않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 그중 다섯 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첫째,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은 높은 비용과 까다로워진 비자 정책으로 진출 부담이 커졌다. 중국 시장은 여전히 쉽지 않고 유럽은 멀다. 동남아시아도 생각만큼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중동 역시 지정학적 불안이 걸림돌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까우면서도 구매력이 높은 일본이 다시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둘째, 일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한국 스타트업을 소개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한국 대기업의 출자를 받는 일본 VC들이 생기고, 한국 진출에 적극적인 일본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익숙한 일본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양국 간 심리적 거리도 크게 좁혀졌다.

셋째, 일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기업용 AI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승인을 받아 11월 4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채널톡을 운영하는 채널코퍼레이션, AI 채팅 서비스 '제타'를 운영하는 스캐터랩도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진출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후발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선례가 쌓이고 있다.

넷째, 투자의 방향도 양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투자자들에게 한국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한국 자본이 일본의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하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 재팬은 올초 포스코, 현대차, 두산 등 한국 대기업들이 참여한 한일융합펀드를 통해 일본의 핵융합 스타트업 교토퓨저니어링에 투자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양국의 자본과 기술, 산업 역량을 연결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다.

다섯째, 인공지능(AI)이 국경을 넘는 사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일본 시장 조사부터 파트너에게 보내는 이메일, 일본어 발표자료 작성까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었을 일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AI 덕분에 해외 업무에 터보엔진을 단 듯한 속도감을 느낀다. 언어 장벽이 낮아지면서 작은 스타트업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기 쉬워졌다.

한국과 일본은 시차가 없고 주요 도시들이 촘촘한 항공편으로 연결돼 있다. 양국 국민의 왕래도 활발하고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높아졌다. 물론 일본 시장 특유의 신중한 의사결정과 높은 신뢰의 장벽은 여전하다. 하지만 7년 전과 비교하면 분명히 기회의 문이 더 넓어졌다. 과거의 한일 스타트업 교류가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양국의 자본과 기술, 시장을 연결하는 양방향 협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한일 스타트업 생태계가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만들어낼 성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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