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9기 서울 구청장을 만나다] ⑫2030년까지 2만7330가구 착공 목표 제시-산업·관광 기반도 확대

"첫째도 둘째도 재건축입니다. 주민들을 만나면 '재건축은 언제 되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김현기 서울 강남구청장(사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노후한 주거환경을 신속하게 바꾸는 것이야말로 구민들의 바람에 응답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구청장은 개발된 지 50년이 넘은 강남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MICE(마이스)·로봇·AI(인공지능)·K 콘텐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민선9기 '강남 대전환' 구상을 제시했다. 4선 서울시의원과 시의회 의장을 지낸 그는 시의원 때는 문제를 찾아내는 데 몰두했다면 지금은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강남에서는 재건축 53곳을 포함해 103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김 구청장은 취임 첫 결재로 '강남 재건축 신화(신속화합)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직접 단장을 맡았다. 집무실에는 사업 단계와 배치도 등 정비사업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현황판을 설치했다. 매일 사업별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부구청장·담당 간부들과 지연 원인을 점검한다. 목표는 2030년까지 2만7330가구 착공이다.
김 구청장은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일원동 가람아파트를 인허가 기간을 줄인 사례로 들었다. 취임 다음 날 은마아파트 사업시행계획을 법정 처리기한보다 33일 앞당겨 인가했다. 가람아파트 조합설립 인가도 열흘 만에 마쳤다. 그가 보는 행정의 역할은 인허가에 그치지 않는다.
구는 변호사·건축사 등 41명으로 지원단을 구성해 대치동 쌍용1차 조합과 상가 간 이견 등을 중재했다. 김 구청장은 "주민 간 갈등으로 사업이 멈추지 않도록 공공이 중재자로 나설 수 있다"며 "첨예한 이해 갈등을 중재하는 일은 지금까지 공공에서 하지 않았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산업·관광 기반도 넓힌다. 삼성역 국제교류복합지구에서는 MICE 산업을, 수서에서는 로봇·AI산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은 2030년,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203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GBC에는 2000석 규모 공연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수서에서는 로봇 연구·실증 기능을 테헤란로 벤처캐피털과 연결하는 'K테크밸리'를 추진한다. 내년 말 로봇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500억원 규모 투자펀드도 조성한다.

압구정·청담·논현·신사 일대는 K팝·패션·뷰티·의료관광을 연결한 체류형 관광지로 키운다. 관광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K팝 공연과 미식·미용·의료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강남에서 미용 시술이나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동안 쇼핑, 미식, 공연을 즐기며 하루 더 머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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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전환을 뒷받침할 최우선 과제로는 '재정 역차별' 개선을 꼽았다. 김 구청장은 "재산세 공동과세로 올해 강남구 재원이 3765억원 줄었지만 일반조정교부금은 받지 못한"며 "강남은 재정 자치가 아니라 '재정 고립' 상태"라고 표현했다. 개발 공공기여금 배분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세권 개발 현금 공공기여금을 서울시와 자치구가 70대30으로 나누는 구조로는 개발로 늘어나는 교통·생활 기반시설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치구 몫을 최소 50%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구청장은 민선9기는 강남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건축은 더 신속하게, 미래산업은 더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며 "4년 안에 모든 변화를 완성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본 초석을 놓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