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국정원이 제시한 이메일 감청영장도 거부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감청영장 청구 안해…분위기를 봐야"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이른바 '카카오톡 감청' 논란 이후 검찰이 감청영장(통신제한조치) 청구·집행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로 수사기관이 다음카카오에 집행을 위탁한 감청영장 중 10여건에 대해 회사 측이 협조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는 형법상 내란, 마약, 살인, 인신매매, 군형법상 반란 및 이적, 국가보안법 위반 등 중대 범죄에 한해 통신제한조치를 허가하도록 돼 있다.
대법원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발부한 감청영장은 모두 54건이다. 특히 지난 9월 전국 법원에서 발부된 감청영장은 총 8건으로 이 가운데 서울중앙지법에서 발부한 영장은 3건에 그쳤다.
이처럼 법원이 제한적으로 발부한 감청영장 집행에 대해 다음카카오가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특히 지방검찰청 공안사건 전담 부서에서는 일부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공안사건을 다루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2차장 산하)에서 다음카카오에 집행을 위탁한 감청영장은 11일 현재 3건이 유효한 상태이지만, 다음카카오는 이에 대해서도 영장 집행 협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인천지검은 국가정보원이 신청한 간첩혐의자 A씨에 대한 이메일 감청영장을 법원에 청구해 발부받았지만 실제 국정원이 집행하는 과정에서 다음카카오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내부 입장이 정리될 때까지 다음카카오에 대해 제재를 시도하거나, 새로운 감청영장 청구는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다음카카오가 영장 집행을 거부한) 지난달 7일 이후로는 카카오톡에 대해 감청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분위기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카카오가 이메일 감청영장까지 거부하면 대한민국에 감청이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재 가능한 감청 수단이 유선전화 밖에 없는데 그건 아무도 안 쓰니 수사기관이 감청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묘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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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측은 이날 "감청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없다"며 "법과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충돌한다면 프라이버시가 더 우선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은 이달 초부터 김진태 검찰총장의 지시로 통신제한조치 연구 전담팀(TF)을 꾸려 감청영장 집행 거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TF는 대검 반부패부와 공안부, 강력부, 과학수사기획관실, 기획조정부, 정보통신과 등 6개 부서 실무자로 구성됐다.
TF는 앞으로 다음카카오 등 전기통신사업자가 감청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직접 영장을 집행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를 위해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감청장비 설치의 법적 근거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과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감청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잇따라 밝혀 논란이 됐다.
김 총장은 같은달 23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법집행에 대해 불응하겠다는 것은 생각할 수가 없다"며 "업체가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에서 직접 감청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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