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에 취해 잠든 사람을 확인하지 않고 기계식주차장에 차량을 입고해 추락 사망사고로 이어진 사건에서 경비원과 관리소장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경비원 정모씨와 관리소장 윤모씨에게 각각 벌금 1000만원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1월 직장동료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대리기사를 불러 부산 진구의 한 오피스텔로 귀가했다. 대리기사는 A씨의 요청에 따라 기계식주차장 앞에 차량을 세우고 A씨를 뒷좌석에 남겨둔 채 떠났다. A씨는 술에 취해 차 안에서 잠들었다.
이후 같은 오피스텔 입주민 B씨가 자신의 전기차 충전을 마친 뒤 A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B씨는 A씨를 발견하지 못한 채 경비원 정씨에게 "차만 있고 사람이 없으니 제가 올리겠다"고 말한 뒤 차량을 기계식주차장에 입고했다. 당시 경비원 정씨는 직접 현장을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차량은 15층 높이에 주차됐고 잠에서 깬 A씨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다 추락해 숨졌다.
1심은 정씨와 정씨를 감독할 관리소장 윤씨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정씨와 관리소장 윤씨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B씨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오피스텔 전반 관리업무를 맡은 윤씨에게 정씨가 기계식주차장 관리인 교육을 받도록 하고 야간에도 CCTV(폐쇄회로TV)로 주차장 운행과 안전 상황을 살피도록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기계식주차장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평소 입주민이 세워둔 차량을 입·출고하는 등 주차관리 업무를 수행해온 점을 들어 기계식주차장 관리가 정씨의 업무라고 봤다. B씨도 차량 내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차량을 입고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정씨와 윤씨는 항소했고 2심은 이를 일부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이들의 업무상과실을 인정하면서도 형이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들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 발생에 A씨의 책임도 일부 있는 점을 고려해 정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윤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정씨 등의 상고를 기각해 이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