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없는 아이들 봐주는 '국선 후견인'…법 없다보니 운영 '빨간불'

갈곳 없는 아이들 봐주는 '국선 후견인'…법 없다보니 운영 '빨간불'

정진솔 기자, 이혜수 기자, 양윤우 기자, 오석진 기자
2026.10.18 15:36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기획]달라진 가족, 먼지 쌓인 가사소송법④

[편집자주]  가사소송법 1991년 제정·시행된 이후 35년이 흘렀다. 그동안 가족의 형태는 변화했지만 법은 멈춰있다. 이혼소송의 또다른 당사자인 자녀는 목소리를 낼 길이 막혀있다. 35년째 멈춰선 법으로 가사사건의 당사자인 국민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봤다.
서울가정법원 통한 피후견인 지원숫자/그래픽=김다나
서울가정법원 통한 피후견인 지원숫자/그래픽=김다나

부모의 이혼 혹은 폭력으로 갈 곳 없는 아동들이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가까운 친척이 없는 이들을 보호할 후견인을 국가가 선임해줘야 하는데 법적인 근거가 없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가사소송법상 국선 후견인 선임에 필요한 법적 근거가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가사소송규칙 제38조의2에 근거해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국선 후견인 제도란 장애인·노인·아동 등 의사결정·재정 등에 어려움이 어려운 이들을 대신해 재산을 관리하는 등 역할을 하는 변호사·사회복지사 등 후견인을 국가가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부분 친족이 후견인으로 선임되나 친족이 없거나 친족이 있더라도 연령·질병 등으로 후견 업무가 어려운 경우 국선 후견인이 필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가정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경제적 사정 때문에 후견인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국선 후견인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나 명문화된 법이 없다보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가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데 규칙만으로는 예산을 편성할 수 없어서다. 이에 국선 변호사 등에 할당한 예산을 끌어쓰는 상황이다.

많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가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국선 후견인 제도를 도입할 경우 필요한 비용을 추계한 결과, 2028~2032년 5년간 442억9100만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연평균 88억4000만원이나 현재는 예산이 없다보니 필요한 만큼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이 지원해 실제로 피후견인에게 이어진 지원 숫자는 △2023년 40건 △2024년 63건 △2025년 37건에 불과하다. 올해도 8월까지 35건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가정법원을 거친 한 판사는 "후견인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은 많은데 예산이 한정적이어서 선임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법의 명문화 없이 다른 예산을 끌어오면 다른 제도까지 충분하게 운영되지 못할 우려가 있어 독자적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진솔 기자

.

이혜수 기자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양윤우 기자

...

오석진 기자

오석진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