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방중대범죄수사청(서울중수청)이 서울중앙지방공소청(서울공소청)의 사건을 본격적으로 이첩받는다. 앞서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이 수사 착수 등의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뜻을 강조한 만큼 조만간 중수청 수사가 본 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수청은 이날 오전 서울공소청에 방문해 사건 기록을 본격적으로 이관받는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등 인프라 미비로 전산상 이관이 불가해 직접 종이로 된 기록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화물차가 여러대 동원될 전망이다. 이관은 향후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서울공소청은 일단 인지수사 부서에 접수된 사건 중 일부를 추려 서울중수청에 보낼 예정이다. 서울공소청은 연말까지 종결이 어려운 사건, 수사할 분량이 많이 남은 사건 등을 순차로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한다는 방침이다. 공소청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나 직접 처리가 불가피한 사건에 한해 90일간의 유예 기간 동안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서울중수청이 바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과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다. 중수청은 법정 정원 2874명의 66% 수준인 1900여명으로 출범했다. 킥스도 일부 기능만 구현된 상태라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건 접수, 배당 등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이 가능하고 송치, 사건 처리 등은 오는 12월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중수청은 가급적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각 지방 중수청은 공소청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와 관련한 사건 목록을 미리 전달받아 이를 기반으로 분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중수청은 동서남북 공소청과도 개별 협의를 거쳐 일부 사건 자료를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 청장의 임명으로 수장 공백 문제가 해결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청장은 전날 중수청 본청에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중수청을 빠른 시간 내 안착시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는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며 "실적과 성과를 도출해 국민들께서 왜 중수청이 있어야 하는지, 왜 필요한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공소청은 당분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던 주요 인지 사건 처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울공소청이 연말까지 수사를 이어가기로 한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이른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MBK 파트너스 경영진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의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과정에서 불거진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 비자금 은닉 의혹 사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