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40조 급감

한때 140조원에 육박했던 증시 대기자금이 100조원대로 급감했다. 200조원 코 앞까지 치솟았던 거래대금도 3분의1토막이 났다. 연일 상승하며 9000선을 넘어섰던 증시가 조정을 받은 두 달간 주식시장 유동성이 급감하며 시장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롤러코스터 장세에 지친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 은행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다.
25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2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3조136억원이다. 특히 지난 11일엔 97조928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1월 26일 이후 6개월 반 만에 100조원대를 하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위해 예탁받은 금액을 뜻한다. 즉 투자자 증권계좌에 남은 현금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으로 여겨진다.
보통 주식 투자가 활발할 경우 예탁금은 늘어난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연일 상승하며 9000선을 돌파한 지난 6월까지 투자자예탁금은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 6월 4일 139조6947억원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장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소폭 감소했다가 7월 하락장에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6월 말 38조원대까지 늘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이달 초 27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6개월만이다. 증시 과열 우려에 증권업계가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거래 과열 등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는 등 지속적으로 경고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AI(인공지능) 투자 우려와 반도체 피크 아웃 가능성 등으로 지난달 국내 증시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크다. 지난 7월 말 코스피지수는 5593.56으로 전고점 대비 38.6% 하락했다. 8월 들어 실적 개선에 따라 반등했지만 아직 7000선 회복에 성공하지 못했다.
시장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거래대금도 크게 줄어 고점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 24일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증시 거래대금(넥스트레이드 포함)은 63조12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1일 195조7000억원까지 늘었지만 지난 7월 6일 100조원대를 하회한 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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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면서 증시 자금 등이 회복되는 추세로 돌아섰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불확실성 등 매크로 불안이 지속되며 본격적인 반등보다는 이벤트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금리가 상단을 제약하고 기업들의 주주환원이 하단을 지지하는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장기금리와 유가 상승은 익숙한 악재지만 추가로 상승할 경우 수급과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