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막힌 '증권사 BDC'…금투협, 국회 설득 나섰다

4년 전 막힌 '증권사 BDC'…금투협, 국회 설득 나섰다

김지현 기자
2026.10.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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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그래픽=임종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그래픽=임종철

4년 전 정부입법으로 추진됐다가 국회에서 무산된 증권사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운용 허용이 다시 추진된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국회를 상대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고 나섰다. 증권사의 기업금융(IB) 역량을 활용하면 벤처·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최근 국회의원실 등과 접촉해 BDC 운용업 인가 대상에 증권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법 개정에는 금융위원회의 판단도 필요한 만큼 우선 증권사 참여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려는 취지다. BDC는 개인투자자가 비상장 벤처·혁신기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마련된 상장형 공모펀드다.

금융위는 2022년 정부입법으로 낸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증권사를 BDC 운용 주체로 포함했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운용·판매 겸업에 따른 이해 상충 우려가 제기되면서 증권사가 빠졌다. 결국 지난 3월 BDC 제도가 시행될 때 운용 주체는 공모펀드 운용 자격을 갖춘 종합자산운용사 42곳과 벤처투자회사(VC),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 등으로 제한됐다.

BDC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BDC는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신한자산운용의 '신한혁신기업성장투자신탁제1호'가 유일하다. BDC 운용사는 최소 모집금액인 300억원으로 펀드를 조성하더라도 고유재산(자기자본)을 15억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또 '5년'과 '만기의 절반(최대 10년)' 가운데 긴 기간 이상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자산운용사는 자기자본 규모가 작고 VC와 신기사에는 업력과 수탁고 등 별도 요건도 적용돼 참여 부담이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IB 역량을 갖춘 증권사가 BDC 시장의 활로를 뚫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BDC는 일반적인 상장주식 투자와 달리 비상장 기업과 투자 조건을 협상하고 증권을 매입하거나 돈을 빌려주는 등 IB 역량이 필요하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BDC는 새로운 수익원이다.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로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도 BDC를 활용하면 자기자본에 공모 투자금을 더해 모험자본 영역에 진출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자금 조달, 운용, 공시, 기업공개(IPO) 등 IB 전반에 걸친 전문성을 갖췄고 자기자본 규모가 커 대규모 자금도 모집할 수 있다"며 "벤처기업투자라 위험도가 높은 만큼 투자자보호가 중요한데, 금융사 중 증권사가 가장 높은 수준의 투자자보호체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증권사 참여로 BDC 운용 주체가 늘어나면 VC업계에도 '단비'가 될 수 있다. IPO와 M&A(인수합병)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증권사가 운용하는 BDC에 보유한 비상장기업 지분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서다. VC업계 관계자는 "BDC를 통해 VC는 투자금을 회수하고 성장기업은 유동성을 확보하며, 투자자는 수익을 얻는 '윈-윈'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의 BDC 운용이 허용되려면 이해 상충 우려부터 해소해야 한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고유계정과 고객 자금을 운용하는 BDC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다. 이 때문에 업계 내부에서도 운용 투명성과 기존 금융업과의 이해 상충 방지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 투자자 유입을 위한 세제 지원도 관건이다. 일부 운용사는 지난 4월 BDC 세제 혜택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상품 출시 논의를 중단하거나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BDC 전용 계좌로 투자해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납입금 1억원 한도로 9%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담고, 생산적금융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의 투자 대상에도 BDC를 포함했다. 국정감사 이후 11월 조세소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본회의 의결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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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김지현입니다. 제보 메일 모두 읽습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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