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1호 대형 투자로 알려진 카카오(31,000원 ▼700 -2.21%)의 80㎿ 규모 남양주 데이터 센터 설립이 행정 절차 문제로 1년 이상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남양주시가 속도전에 나섰지만, 기존 목표였던 연내 착공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올해 취임한 최현덕 남양주시장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불확실성도 커졌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달 말 남양주시는 카카오가 제출한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데이터센터 건축허가 신청서를 접수하고 관계 부처 간 내부 협의에 들어갔다. 특이한 건 카카오가 아직 데이터센터를 '지을 땅'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지 소유권 또는 사용 권원 확보가 건축 허가의 필수 요건이라, 이를 확보하지 못한 채 검토를 시작한 건 이례적이다.
남양주시는 순서를 바꿔 토지 확보에 앞서 행정절차부터 시작했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사업이 전력·용수 수급 방안 미비 등을 이유로 보류되면서 일정이 밀린 탓이다. 지난 8월 말 보완을 거쳐 뒤늦게 심의가 통과되긴 했지만,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면 내년 하반기에나 착공이 가능한 상황이다.
남양주시는 토지만 확보하면 되는 수준으로 건축허가 절차를 미리 진행해 둔다는 계산이다. 남양주시는 지난달 말 토지 소유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카카오 AI 스퀘어 건립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조속한 조성원가 산정을 요청했다. 조성원가는 토지를 매입해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상태로 개발·정비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말하는데, 수도권정비위 절차가 보류되면서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내 착공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이르면 내년 2월쯤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마저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면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
변수는 또 있다. 지난 7월 취임한 최 시장이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왕숙 신도시의 자족 기능을 강화하려면 왕숙 도시첨단산단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데이터센터는 고용 효과가 제한적이다 보니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 유치 당시와 달리 전자파, 환경오염, 용수 사용 등 문제로 부정 여론이 큰 것도 이유다.
카카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지연이 장기화하면 차기 먹거리인 AI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AI와 미래 기술을 위해 고집적 서버 수용이 가능한 데이터센터를 남양주에 건설할 예정"이라며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인프라 비용 절감과 서비스 안정성 강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