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인체공학적으로 끔찍하다"고 비판했던 터치스크린 노트북을 애플이 처음 선보였다.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고수해 온 애플이 화면을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오랜 제품 설계 원칙을 바꿨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신형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맥 제품군에 터치 기능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제품은 14인치와 16인치 두 종류로, 오는 30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다음 달 6일 정식 출시된다.
이번 제품은 애플의 과거 입장과 대비된다. 잡스는 2010년 10월 '백 투 더 맥' 행사에서 수직으로 세운 화면을 손으로 조작하는 방식에 대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인체공학적으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장시간 화면을 터치하면 팔에 피로가 쌓인다는 이유에서다. 잡스는 "오랫동안 사용하면 팔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이후 애플은 경쟁사들이 터치스크린 노트북을 잇달아 출시하는 동안에도 맥북의 터치 기능 도입을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면을 직접 만지는 방식이 기존 조작 체계와 공존할 수 있도록 설계를 바꿨다.
신형 맥북 프로는 화면을 터치할 때 흔들림을 줄이도록 힌지를 새롭게 설계했다. 터치 센서를 디스플레이 패널에 직접 통합해 입력 지연을 줄였다.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유지하면서 터치를 추가 입력 수단으로 제공한다. 사용자는 손가락으로 웹페이지를 넘기거나 사진을 확대하고 창을 이동할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화면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음악 작업자는 가상 악기를 손으로 연주할 수 있다. 맥 최초로 도입한 다이내믹 아일랜드에서는 시리 AI와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에는 두 개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발광층을 활용하는 탠덤 OLED 기반 '프로레드 XDR'을 탑재했다. 최대 2000니트 밝기와 120㎐ 가변 주사율을 지원한다. M5 프로·M5 맥스 칩을 탑재했으며 최대 128GB 통합 메모리와 16TB 저장공간을 지원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대 24시간이다. 국내 가격은 14인치 M5 프로 모델이 479만원, 16인치가 559만원부터다.
이번 터치 맥북 출시는 애플이 기존에 도입을 꺼렸던 기술을 잇달아 수용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애플은 최근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출시했지만 초기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경쟁사들의 초기 폴더블폰에 대해 "다소 싸구려 같고 조잡했다"고 평가했으나 정작 아이폰 듀오도 출시 직후 일부 제품에서 내부 화면이 파손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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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오랫동안 도입을 미뤄온 기술을 잇달아 채택하면서 제품 완성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신형 맥북 프로 역시 터치스크린 도입으로 가격이 높아진 만큼 잡스가 지적했던 장시간 조작의 피로도를 얼마나 해결했는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