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마약류 취급정지 처분을 어긴 의료기관 등에 부과된 과징금이 하루 평균 3만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인의 마약류 '셀프처방'(자가처방)을 막기 위한 규제 확대안도 기존 처방 건수의 1.4%에 해당하는 주사제에 한정되면서 마약류 관리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마약류 취급정지 처분의 실효성과 의료인 셀프처방 규제, 마약류 취급 보고에 대한 사후관리 부실 문제를 잇달아 지적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약류 취급정지 기간에 마약류를 취급하다 적발된 곳은 66곳이었다. 이 가운데 23곳은 취급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금액이 확인된 사례의 과징금은 1년 기준 1080만원으로, 하루 약 3만원에 해당했다.
이 의원은 병원처럼 매출 규모가 큰 기관이 하루 3만원의 과징금만 부담하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면 제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련 법령은 업무정지로 국민보건에 큰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과징금으로 처분을 갈음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과징금을 부과받은 23곳이 모두 해당 요건을 충족했는지 따져 물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개별 사례를 모두 살펴보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23곳의 과징금 대체 사유와 업무정지 기간을 12개월에서 6개월로 줄인 근거, 정지 처분 이행 확인 기록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오 처장은 수용했다.
의료인의 마약류 셀프처방 규제에도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약처는 지난 8일 셀프처방 금지 대상을 22개 성분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적용 대상은 주사제로 한정됐다.
식약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셀프처방 1만1963건 가운데 주사제는 165건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셀프처방이 빈번한 '졸피뎀'과 '알프라졸람' 등은 이번 확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의원은 전체 셀프처방의 98.6%가 이번 규제 확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나머지 처방에 대한 관리 방안을 질의했다.
독자들의 PICK!
오 처장은 "주사제는 의료현장에서 맞으면 빨리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우선적으로 한 것"이라며 "중대한 위해 우려가 있는 것은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마약류 취급 보고에 대한 사후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올해 전남 정부합동감사에서 최근 3년간 마약류 취급 보고를 반복적으로 지연한 것으로 의심되는 곳이 282곳 확인됐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관련 기능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후속 조사와 처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의원은 2023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마약류 관리 부실이 지적됐고, 이후 식약처가 지자체 교육 등을 실시해 조치를 완료했다고 국회에 보고했지만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남에서만 282곳의 의심 사례가 확인된 만큼 식약처가 전국적인 실태점검에 나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위원님 말씀이 맞다"며 "그 부분을 저희가 더 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시도별 보고 지연 의심업체 수와 실제 조사·처분으로 이어진 비율, 셀프처방 관련 별도 점검 실적 등을 국정감사 종합감사 전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