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 대표 "대외 물량 500억원 이상 확보…내년 내부·외부 비중 5대5 목표"
올해 매출 10% 이내 성장 전망…DP 포트폴리오 확대·에스티팜과 AOC 협업 검토

올해 사명을 바꾼 비티젠이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증설 재원을 앞세워 외부 고객 확대와 생산 역량 강화에 나선다. 내년 외부 수주 비중을 절반으로 높이고, 원료·완제의약품(DS·DP) 투자와 계열사 협업을 통한 신규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 사업으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현민 비티젠 대표는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행사장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올해는 향후 5개년 성장을 위한 재원 마련과 증설 착수가 주요 이정표였다"며 "내년엔 외부 수주 비중을 50%로 높이고, DS·DP 투자와 계열사 협업을 통한 신규 모달리티(약물전달방식) 사업으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비티젠은 지난 5월 에스티젠바이오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이에 앞서 4월에는 국민성장펀드의 바이오 분야 첫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850억원 규모의 장기·저리대출을 승인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약 1100억원을 투입하는 송도 제1공장 증설 공사에 9월 착수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한 연간 매출도 올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주요 고객사 발주 일정이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연간 매출액은 오히려 10%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수율 개선과 원가율 절감 활동을 통해 이익과 이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고객 구성은 단계적으로 바꾼다. 올해 내부·외부 비중은 약 7대3이지만 내년에는 5대5, 그룹 창립 100주년인 2032년에는 외부 비중을 7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외부는 국내외를 합친 그룹 밖 고객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당장 올해 500억원 이상 대외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내년 출하를 통해 실적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해외 고객 확보를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소량 생산으로 품질을 검증받은 뒤 상업 물량으로 거래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대규모 거래는 못 한다"며 "한두 배치(batch)부터 생산해 품질을 평가받고, 새로운 증설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증설 설비는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다른 수요를 겨냥한다. 추가 도입하는 바이오리액터는 2500L 규모 2기다. 대규모 배양설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고역가 제품과 희귀질환 등 틈새시장, 다품종 생산 수요를 가진 중소형 고객에 대응한다. 신규 DS 라인은 2028년 2분기, DP 라인은 같은 해 말 본격 가동을 목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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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는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이 대표는 "무균 충전 공정에서 글로벌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유지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DS는 용량 싸움이지만 DP는 품질 싸움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현재 DP 라인은 대기 물량이 있을 정도로 가동 중이다. 신규 라인에는 작업자 개입을 줄이는 아이솔레이터(고립) 방식의 무균 충전 설비를 도입한다. 기존 프리필드시린지(PFS)와 연관성이 있는 펜 카트리지·오토인젝터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바이알 라인 구축도 검토한다.
품질 경쟁력의 근거로는 최근 실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말 유럽의약품청(EMA) 실사 종료 회의에서 인증 갱신을 확인받았다"며 "핵심 역량을 확인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기관 에코바디스에서도 첫 평가에서 골드 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규 모달리티는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에 무게를 싣는다. 항체·약물접합체(ADC) CDMO는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가 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고, 비티젠의 항체 생산과 에스티팜의 올리고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분야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그룹 핵심 역량들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타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티팜과는 기술뿐 아니라 시설 투자 협력 방향도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초기 단계다. AOC와 바이알 라인은 약 5년을 내다보는 장기 과제로 검토한다.
정책금융 지원을 국내 바이오 생태계와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백·필터 등 시제품을 시험해 GMP에 부합하는지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부여받은 책임의 영역이 있다"며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 건강하고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