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COPD), 65세 이상 남성은 국내 유병률이 45.5%
잠재 환자 300만명 이상 추정되나 치료는 안 해 질환 악화
전문가 "신약 급여, 산정특례 적용, 교육수가 도입 등 필요"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인지도를 높이고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급격한 고령화로 환자 수가 늘어나는데 치료율은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신약 급여,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낮추는 '산정특례' 적용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진국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간행이사)는 28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한 '국가 COPD 전주기 관리체계 완성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COPD는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로 나이가 증가할 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65세 이상 남성은 국내 유병률이 45.5%로 연세가 있으신 노인분들 중 두 분 중 한 분은 이 병이 있는 것"이라며 "COPD가 당뇨나 혈압 이상으로 흔한 병"이라고 설명했다.
COPD의 사회경제적 부담비용은 2017년 기준 연간 1조4000억원가량으로 조사됐는데, 현재는 고령화로 환자들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돼 부담비용은 더 많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COPD는 염증 반응으로 기도와 폐포가 손상돼 공기 흐름이 제한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만성기침, 호흡곤란 악화, 가래, 쌕쌕거림(천명음), 흉부 압박감, 피로감 등이 특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10대 사망 원인 중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본인이 환자인줄도 몰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손상된 폐는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COPD를 들어본 사람 비율은 2.4%밖에 안 되는데, 진단된 국내 COPD 환자가 10만명이고 잠재 환자는 300만명이 넘을 것"이라며 "폐기능검사 시행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국가에서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도입했는데, 현재 건강검진 수검률 75%를 가정 시 매년 15만~20만명의 COPD 환자가 진단돼 의료기관에서 관리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COPD에 대한 낮은 인식을 없애고 일차의료기관에서 COPD 교육과 치료를 잘 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당뇨, 혈압은 조절하지 않으면 투석해야 하고 발을 절단해야 한다 생각해 환자들이 잘 관리하는데 COPD는 더 중한데도 교육과 홍보가 잘 안 돼 치료를 잘 하지 않는다"며 "COPD 치료를 위한 표적치료제가 나왔는데도 급여가 안 돼 노인, 직장이 없는 힘든 환자들이 월 150만원 정도 가격을 부담하면서 자기 부담금으로 치료한다. 이게 한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COPD 치료제는 약을 흡입하는 형태인데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흡입기 치료 교육 수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5,882명 읽는 중
황용일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보험이사)는 "COPD의 중증 악화는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증 악화를 줄이는 것이 치료 목표"라며 "삼제요법을 잘 사용함에도 악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줄일 수 있는 약제들이 생물학적제제인데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COPD 치료 생물학적제제가 한 달이라도 빨리 급여 제도권에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고령 환자가 많고 경제적 부담이 굉장히 큰데, 특히 중증인 분들에게 산정특례 제도가 적용돼 경제적인 부담을 최대한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토론회에 참석한 73세의 중증 COPD 환자 김정호씨는 "제 폐기능은 27%밖에 안 되고, 작년에 호흡기 장애인 등급을 받았다"며 "기침을 할 때면 피가 올라오기도 하는데 3년 전에는 피가 너무 많이 넘어와 수술하고 입원하기도 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러면서 "중증 COPD 신약 치료에 100만원이 든다면 자식 눈치 보며 계속 손을 벌리고 치료할 수 없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정부에서 희귀질환 지원을 많이 해준다 하는데, 우리도 희귀질환자와 똑같은 입장이다. 죽기 전까지 덜 고통스럽게 해주면 좋겠고, 중증 COPD 환자들도 하루빨리 정부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