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투자에 회사채 급증…미 국채금리까지 올린다

빅테크 AI 투자에 회사채 급증…미 국채금리까지 올린다

윤세미 기자, 백소희 기자
2026.08.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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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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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경쟁 속에서 미국 5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새로 발행한 채권이 2000억달러(약 276조3000억원)를 초과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막대한 회사채 물량이 국채와 투자자를 놓고 경쟁하는 데다 AI 투자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국채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4년 내 AI 부채 1조달러 돌파 전망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AI 인프라 투자를 주도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약 1조5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발행액만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미국 재무부의 민간 투자자 대상 국채 순발행액의 약 25%에 달한다.

빅테크들은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자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회사채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체 영업현금흐름이나 보유 현금으로 투자 비용을 충당했지만 AI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대규모 채권 발행을 통해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빅테크들이 올해 AI에 약 8000억달러를 지출하고 2027~2030년에는 매년 1조달러 넘는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당 부분은 채권 발행 등 부채 시장을 통해 조달될 것으로 봤다. 루카스 베인스 뱅가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난 10년 동안 인프라 구축을 주도했던 빅테크들은 영업현금흐름으로 투자 비용을 조달해왔지만 이제 그 시대가 끝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추이 및 전망/그래픽=김다나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 추이 및 전망/그래픽=김다나

빅테크 회사채 급증에 국채 수요도 흔들

전문가들은 AI 기업들의 차입이 월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면서 시장이 채권 물량을 소화하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누빈 자산운용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 전략가는 "채권 발행자가 정부건 하이퍼스케일러건 일반 기업이건 차입자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라면서 "채권 금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회사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증가가 올해 미 10년물 국채 금리를 약 0.3%포인트(P)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높은 빅테크 회사채와 미 국채 간 선택을 해야 한다. 실제로 알파벳이 최근 발행한 30년 만기 회사채의 금리는 약 6.4%로 비슷한 만기의 미 국채보다 1.15%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메타 데이터센터 연계 채권은 7.5% 이상 금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좇아 미 국채를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회사채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투자 등급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국채 비중은 낮아진 반면 회사채 평균 비중은 30%까지 올라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AI발 인플레 우려→국채금리 상승 자극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지출 자체가 경제성장과 물가를 자극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전력, 네트워크 등 관련 산업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동시에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경우 시장은 금리 인상을 예상해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가 불안,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라는 요인도 겹친다.

장기물 국채 금리는 가계 경제 부담의 척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출이자, 생활비 등 개인의 지출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 복지 등 정책을 집행할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맷 킹 사토리인사이트 설립자는 "추가 자본 지출은 더 이상 무료가 아니"라면서 "실제 장기물 채권 금리를 상승시키면서 나머지 경제에 대한 비용도 밀어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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