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슈케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6.09.01. /](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308491985674_1.jpg)
상하이협력기구(SCO)가 창설 이후 처음으로 핵 안전과 안보에 관한 별도 선언을 채택했다. 평화적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사실상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등 SCO 10개 회원국 정상은 지난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창설 25주년 정상회의에서 핵 안전과 안보에 관한 별도 선언을 채택했다. SCO가 핵 문제만을 다룬 별도 선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언을 통해 회원국들은 핵 안전 관련 규제와 비상 대응, 핵물질 불법 거래 방지를 위한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핵 안보에 대한 책임은 각국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회원국의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 권리도 강조했다.
SCO는 이란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평화적 핵시설에 대한 어떠한 공격이나 공격 위협도 단호히 규탄한다"며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관련국에 자제와 긴장 완화,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사실상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SCO 정상회의 폐막과 함께 채택된 '비슈케크 선언'에서는 이란에 대한 지지 입장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SCO 회원국들은 이란의 주권을 지지하고 이란 영토와 민간인에 대한 군사 공격을 규탄하는 한편 일방적인 강압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핵 안전 선언은 지난해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처음 공식 제안됐다. 당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과 비상 대응,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별도 선언 채택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언이 미국과 러시아의 핵 군축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양국 간 마지막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은 지난 2월 후속 협정 없이 만료됐다. 미국은 중국에 미중러 3자 핵 군축 협상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 러시아가 보유한 핵무기와 자국의 핵무기 규모에 큰 차이가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언에 서방 중심의 핵 질서와 거리를 두면서 비서방 국가들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강화하려는 SCO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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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판 상하이사회과학원 러시아·중앙아시아 전문가는 "선언이 국가의 통제권과 평화적 핵 이용, 일방적 조치에 대한 반대를 강조한 것은 서방의 핵 패권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서방에 대한 직접적 도전으로 확대 해석해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주융뱌오 란저우대 아프가니스탄연구센터 주임은 "(이번 선언의)의도는 직접적인 경쟁보다 자율성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SCO가 국제법과 국제질서, 회원국의 이해관계에 기반한 핵 안전 규범을 형성하면서 비서방권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