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간 아들 고아될까 걱정"…네팔 '기적의 초록집' 집주인 생존기

"학교 간 아들 고아될까 걱정"…네팔 '기적의 초록집' 집주인 생존기

이재윤 기자
2026.09.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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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네팔 대홍수 속에서 홀로 버텨 '기적의 초록집'으로 불린 주택의 집주인 인터뷰가 공개됐다./사진=온라인 SNS X 갈무리
네팔 대홍수 속에서 홀로 버텨 '기적의 초록집'으로 불린 주택의 집주인 인터뷰가 공개됐다./사진=온라인 SNS X 갈무리

네팔 대홍수 속에서 홀로 버텨 '기적의 초록집'으로 불린 주택의 집주인 인터뷰가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 주택은 홍수 피해 지역인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 둥게 바자르의 트리슐리강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지난달 26일 대규모 빙하 붕괴가 발생하면서 발생한 홍수로 이 지역에서만 주택 1200채 이상이 완전히 파손되고 1000채 이상이 일부 파손됐다. 도로와 다리가 끊기고 시장 일대도 큰 피해를 입었다.

홍수가 덮쳤을 당시 집주인 프라카시 판데이 퍄쿠렐과 아내 락스미 판데이 퍄쿠렐은 집에서 약 5분 거리의 가게에 있었다. 두 사람은 홍수가 밀려온다는 사실을 알고 집에 있던 가족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황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곧 거센 급류가 밀려들면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게 됐다.

당시 집 안에는 판데이 부부와 딸, 프라카시의 부모를 비롯해 이웃 주민 1명 등 모두 6명이 있었다. 판데이 부부의 아들은 홍수가 닥치기 직전 학교에 간 상태였다. 물이 급격히 차오르자 가족들은 위층으로 몸을 피했다. 흙탕물과 각종 잔해가 집 양쪽을 거세게 때렸고 주변 건물들은 잇따라 무너져 내렸다.

락스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학교에 간 아들을 걱정했다. 락스미는 "우리가 죽으면 아들이 혼자 고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살면 모두 같이 살고, 죽으면 모두 같이 죽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라카시 역시 "이게 끝이라고 생각했고 가족이 함께하는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족들은 물이 차오르자 위층 발코니와 옥상으로 차례로 대피해 한 시간 넘게 구조를 기다렸다. 이후 물살이 다소 약해지자 이웃 주민들이 금속 파이프를 이어 임시 통로를 만들고 밧줄 등을 이용해 접근했다. 집에 고립됐던 6명은 모두 무사히 빠져나왔다.

온라인에선 거센 흙탕물이 이 집을 휘감는 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주변 건물이 차례로 쓸려가는데도 초록색 집만 버티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이 집에는 '기적의 초록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홍수가 지나간 뒤 촬영된 사진에서도 주변은 진흙과 잔해로 뒤덮였지만 초록색 주택은 원형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었다. 구글 지도에는 이 집을 'Flood Proof House'(홍수에도 끄떡없는 집)라고 표시한 위치 정보까지 생겼다.

집이 어떻게 엄청난 급류를 견뎠는지를 두고도 관심이 쏠렸다. 프라카시의 아버지 차트라 바하두르 퍄쿠렐(67)은 1995년 식료품점을 운영하기 위해 건물 1층을 처음 지었고 이후 사업이 커지면서 위층을 차례로 증축했다고 밝혔다. 차트라는 당시 건물을 튼튼하게 짓기 위해 기둥을 암반 깊숙이 뚫어 고정했다며 이것이 집이 무너지지 않은 이유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주택은 암반 위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졌다.

판데이 가족들은 홍수에서 목숨은 건졌지만 집 아래층과 재산은 큰 피해를 입었다. 시민권 증명서와 여권, 토지등록 서류 등 주요 문서도 잃어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도 카트만두로 거처를 옮긴 상태다. 락스미는 홍수 이후 다시 집을 찾아 "가족이 다시 태어난 것 같다"며 가족과 이웃 모두 무사히 살아남은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네팔 대홍수에도 기적처럼 살아남은 판데이 가족의 집. /영상=온라인 SNS X 갈무리
네팔 대홍수에도 기적처럼 살아남은 판데이 가족의 집. /영상=온라인 SNS X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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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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