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스페이스X' 변수는
머스크, 추가 언급 없었지만 시장은 'AI 제국' 기대 커져
우주·차·로봇 등 시너지 막강…엔비디아 수준 가치 전망
美 정부와 밀착 관계… 안보 우려 中, 승인 걸림돌 될수도

테슬라의 실적발표가 있던 21일(현지시간) 시장의 관심은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의 입이었다. 전날 공개된 스페이스X와 합병준비에 대해 진전된 얘기를 기다렸지만 그는 이날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합병하면 기업가치가 엔비디아 수준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등 시장에선 머스크의 두 기업의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진다. 다만 합병까지는 여러 걸림돌이 남아 있다.
◇'AI 제국' 구축
이날 테슬라의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머스크 CEO는 "어제(20일) 해야 할 말은 모두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에 대해 새로운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올 3분기 매출액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279억달러)보다 큰 280억5000만달러라는 등 나쁘지 않은 실적을 공개했지만 기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으면서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대 약세를 보였다.
다만 시장에선 합병성사에 주목한다. 합병기업의 시가총액은 단순 합산으로 3조5000억달러(약 4640조원)가 될 수 있지만 시너지를 반영하면 최대 5조달러(약 663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JP모간의 더그 앤머스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의 목표주가를 240달러에서 5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현재가 기준으로 200%가 훌쩍 넘는 상승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앤머스는 전날 실적발표 후 보고서에서 "28조달러(약 3경7140조원)가 넘는 예상 시장규모를 공략하기에 이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회사는 없다"고 평가했다. 전통적 우주산업에 머물지 않고 통신과 데이터센터, AI(인공지능)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음을 가리키는데 테슬라와 합병하면 자동차, 로보택시, 로봇사업까지 결합해 사업역량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미 두 회사는 지난 15일 로켓기술을 접목해 공중에 떠오를 수 있는 전기스포츠카 '로드스터'를 시연하며 합병 분위기를 띄웠다. 머스크 CEO는 21일 콘퍼런스콜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의 동작시연 지연에 대해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연은 "첨단 AI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해 자사 로봇의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머스크는 "우리는 사실상 초지능(SI·AI를 달리 부르는 용어)의 특이점에 진입했다"며 "초지능 소프트웨어 개발과 반도체 설계, 테라팹, 로봇공학, 궤도데이터센터, 통신분야에서 협력하면 얻을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합병을 통해 반도체 설계·제조(테라팹)부터 배터리, 데이터센터, 자율주행·로봇(테슬라) 및 우주인프라·AI컴퓨팅 공급(스페이스X)에 이르기까지 AI산업 전반의 공급망을 하나로 묶어 거대한 AI 제국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중국이 동의할까
다만 양사의 합병까지는 여러 걸림돌이 앞에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양사의 합병이 성사되려면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영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의 규제당국이 승인해줘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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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테슬라의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국가안보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안보위협으로 간주해온 만큼 미국 방산기업과 자국 내 주요 자동차사업의 결합을 반대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결합승인을 위해 테슬라의 중국 사업을 별도법인으로 분리하거나 중국 측 컨소시엄에 사업 통제권을 넘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중국 서비스 틱톡의 미국 사업을 미국 기업에 넘긴 것과 유사하다.
주주들의 동의도 넘어야 할 산이다. 머스크는 양사 이사회가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각각 독립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그 이상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의결권 약 84%를 지배하지만 테슬라는 약 20%의 의결권을 보유했다. 테슬라는 합병을 위해 의결권 행사에 참여한 주식뿐 아니라 전체 발행주식의 과반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이지만 주식교환 방식(전액 주식매수)으로 진행될 경우 테슬라 주주들은 현재 주가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의 연례 주주총회일은 오는 12월3일이다.
한편 다음달에 치르는 중간선거도 머스크의 행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머스크 CEO는 22일 X에 관련기사를 공유하며 "내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은 진짜 배후인물이 누군지 찾아낼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썼다. 지난 20일 폴리티코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 머스크를 조사할 것이란 내용을 보도했다. 여기엔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활동, 스페이스X와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계약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