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앞세운 中 AI, 사용량 미국 압도…수익화는 아직 열세

가성비 앞세운 中 AI, 사용량 미국 압도…수익화는 아직 열세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10.27 11:4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이 글로벌 플랫폼에서 호출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딥시크 모델은 3주 연속 주간 호출량 1위를 차지했고 지난주 호출량 상위 5개 모델도 모두 중국산이었다. 반면 정확도가 중요한 분류 작업에서는 미국 업체의 최상위 모델이 지출액 기준으로 앞섰다. 중국 모델이 가성비를 무기로 사용량을 확보했지만, 이를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26일 대형언어모델(LLM) API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호출량 집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모델은 오픈라우터에서 26주 연속 미국 모델보다 많은 호출량을 기록했다. 호출량 상위 9개 모델 가운데 중국 모델은 6개, 해외 모델은 3개였다. 딥시크가 지난 17일 업데이트한 'V4.1-Flash-1017'은 주간 호출량 33조6000억 토큰으로 1위에 올랐다. 전주보다 801% 급증한 규모다. 딥시크의 이전 모델 'V4.1 Flash'도 18조 토큰으로 2위를 차지했다.

미니맥스가 19일 밤 공개한 신모델 'M3.1 Flash'는 출시 직후 3위에 진입했다. 즈푸의 'GLM 5.3 Flash'와 텐센트 혼원의 'Hy4 preview'가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미국 모델 가운데서는 오픈AI의 'GPT-6 Luna'가 8조3500억 토큰으로 6위, 앤트로픽의 'Claude Opus 5.5'가 8조2700억 토큰으로 7위를 기록했다.

오픈라우터는 외부에 개방된 모델 API 중개 플랫폼인 만큼 시장 흐름을 살펴보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이 공개한 주간 호출량은 모델의 입력 프롬프트와 출력 결과에 쓰인 토큰을 합산한 수치로 추론 과정에서 사용된 토큰도 포함한다. 다만 오픈라우터 집계가 글로벌 AI 모델 시장 전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 플랫폼을 경유한 트래픽만 포함하며 각 업체의 자체 API와 클라우드 플랫폼, 자체 구축형 서비스 등은 집계 대상에서 빠진다.

오픈라우터의 주간 처리량은 2025년 10월 하순 5조5100억 토큰에서 1년 만에 188조 토큰으로 늘었다. 약 33배 증가했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플랫폼 내 트래픽도 해외 모델에서 중국 모델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지난해 10월 27일이 포함된 주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의 'Grok'이 호출량 1위를 차지했고 상위권 대부분이 미국 업체 모델이었다. 1년 사이 판도가 크게 바뀐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모델의 호출량 증가 배경으로 가성비를 꼽는다. 기업 업무에 AI가 들어가면서 모델 선택에서 가성비가 중요한 기준이 됐다는 설명이다. 가치가 높거나 위험 부담이 큰 업무에는 기업들이 여전히 품질이 검증된 최상위 모델을 쓰려는 경향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중요한 작업에서는 중국 모델이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모델 클로드 로고./로이터=뉴스1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모델 클로드 로고./로이터=뉴스1

하지만 호출량만으로 업체별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오픈라우터의 작업 유형별 지출액 집계에서는 일반 작업이 전체 지출의 3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에이전트 작업 흐름은 30.9%, 코딩 작업은 26.7%였다. 호출량이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는 작업에 집중되면 매출이나 이익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호출량이 적더라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작업에서 선택받으면 토큰당 매출을 높일 여지가 있다.

분류 작업은 이런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분류 모델은 고객 문의의 유형을 식별하거나 문서에 꼬리표를 붙이고 요청을 적절한 업무 흐름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 작업에서 앤트로픽의 'Claude Opus 5.5'가 지출액 기준 10.3%의 비중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오픈AI의 'GPT-5.6 Sol'과 구글의 'Gemini 3.1 Pro'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고 중국 모델 중에서는 딥시크의 'V4.1 Flash'만 상위권에 들었다.

이는 분류 작업에서 개발자들이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미국 최상위 모델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는 뜻이다. 정확도가 중요한 업무에서 이들 모델이 더 많이 선택되거나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여지가 컸던 셈이다. 디이차이징은 호출량을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려면 유료 이용 규모와 추론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난도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역량을 높여야 더 높은 가격 결정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