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속도보다 안전 우선, 오픈AI 떠나 독자노선
아모데이 남매 중심 기술과 경영·정책 전문 드림팀…
상장 이후에도 '과반 의결' 공동 지분 보유로 창업 철학 수호

가파른 속도전으로 치닫는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 속에서 '인류의 안전'을 명분으로 배수진을 친 이들이 있다. 무분별한 AI 개발에 경종을 울리며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을 설립한 공동 창업자 7인이다.
앤트로픽은 연내 예상되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 이후에도 창업자들이 전체 의결권의 50.1%를 공동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지배구조를 마련했다. 시장의 압력 속에서도 '책임 있는 AI'라는 창업 철학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일반 주주의 경영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아모데이 남매, 연구와 경영의 '투톱'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중심에는 다리오·다니엘라 아모데이 남매가 있다. 오빠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프린스턴대에서 생물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바이두와 구글 브레인을 거쳐 2016년 오픈AI에 합류했다. 연구 부사장으로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을 이끈 그는 AI의 성능 향상과 안전성 확보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키웠다.
다리오는 2020년 오픈AI를 떠나 이듬해 여동생과 오픈AI 출신 동료들을 모아 앤트로픽을 설립했다. 이후 회사의 연구 방향과 전략을 이끌며 AI 발전의 잠재적 위험과 규제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그의 여동생 다니엘라는 사장으로서 사업 운영과 조직 관리를 총괄한다.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를 거쳐 오픈AI에서 안전·정책 및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다리오가 기술적 비전과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면 다니엘라는 이를 실제 조직과 사업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술과 경영을 아우르는 남매의 협력이 앤트로픽의 안전 중심 철학을 뒷받침하는 셈이다.
'브레인' 카플란·맥캔들리시…'해결사' 브라운

제러드 카플란 최고과학책임자(CSO)는 하버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오픈AI 시절 모델 크기와 학습 데이터, 연산량에 따라 AI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했다. 그가 샘 맥캔들리시 최고설계책임자와 함께 발전시킨 '스케일링 법칙'은 AI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했을 때 성능 향상을 예측하는 주요 기준이 됐다.
맥캔들리시는 대규모 언어모델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모델 사전학습과 연구 생산성, 강화학습 인프라 등을 담당한다. 카플란이 AI의 성능과 발전 원리를 연구한다면, 맥캔들리시는 이를 실제 모델 개발로 연결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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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브라운 최고컴퓨팅책임자(CCO)는 오픈AI에서 GPT-3 개발 엔지니어링을 이끌었다. AI 개발에는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한 만큼, 컴퓨팅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부분은 앤트로픽 사업의 핵심이다.
브라운 CCO는 앞서 최첨단 모델 '미토스' 수출 통제 조치 관련 아모데이 CEO를 대신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협상해 통제 해제를 끌어내 앤트로픽의 '해결사'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미국 공화당 지지자이며 이번 IPO 추진에 필요한 정·재계 인맥 구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안전선 파수꾼' 올라·클라크

'해석 가능성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 올라는 7인중 가장 젊지만 통제 불가능할 수도 있는 AI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는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규명하는 역할이다. 최근 레오 14세 교황의 AI 회칙 발표회에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등을 거친 정보기술(IT) 전문 기자 출신 잭 클라크는 앤트로픽 정책책임자를 거쳐 공익부문 책임자를 맡고있다. 각국 규제 기관 및 국제 사회와 소통하며 앤트로픽의 '책임 있는 AI' 기조가 대외적으로 신뢰를 얻는 일을 맡았다.
분야 달라도 신념 공유…기업공개 후에도 여전할까
이들은 연구와 경영, 컴퓨팅 인프라, 정책 등 서로 다른 분야를 맡고 있지만 AI의 능력이 향상될수록 안전성 확보도 중요해진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전 오픈AI 연구원이자 레오니스캐피털 파트너인 제니 야소는 "앤트로픽 창업팀은 놀라울 정도로 통일된 비전과 문화를 갖고 있다"며 "이는 최첨단 AI 연구소 사이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송 마 교수는 "안전한 AI를 만들겠다는 공동의 신념이 있더라도 모델 출시 시점이나 투자 규모, 진출 시장을 놓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며 "창업자들이 내부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