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택배회사 인수? 몸집불리기 '눈총'

농협, 택배회사 인수? 몸집불리기 '눈총'

정진우 기자, 기성훈
2010.07.12 08:30

로젠택배 인수 검토, 홈쇼핑 사업자 진출 등 농협개혁안과 거리

농협중앙회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신용·경제 분리)을 앞두고 택배회사 인수 움직임을 보이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농협 개혁 핵심인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 계열사인 농협물류는 유진그룹 물류 부문인 로젠택배 인수를 위한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업계에선 농협물류가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물류가 적정 인수가격을 중앙회에 보고했고, 최근 유진그룹과 수차례 만나 로젠택배 인수에 대한 협의를 했다는 것이다.

로젠택배는 현재 전국에 5개의 터미널을 운영하면서 135개 지점과 3000여 개의 영업소를 보유한 택배업계 6위권 업체다. 시멘트·레미콘·콘크리트 등 건설소재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유진그룹은 2007년 초 로젠택배를 인수했다. 기존 택배회사가 홈쇼핑·인터넷 쇼핑몰 대상의 생활 택배를 주로 다룬 데 비해 로젠택배는 기업 물류와 같은 굵직한 택배 영역을 선점해왔다.

농협은 계열사인 농협물류를 통해 이미 택배사업을 하고 있지만, 신경분리를 앞두고 사업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농협물류는 하나로마트와 NH쇼핑몰, 금융점포, 산지농협을 통해 주로 농산물 유통부문만 취급하고 있다. 농협이 로젠택배를 인수하면 업계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로젠택배는 모 기업인 유진그룹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M&A시장서 매물로 꾸준히 언급됐다. 로젠택배 매각설은 2년 전부터 나왔다. 최근에도 로젠택배가 삼성SDS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았다. 유진기업이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팔기로 했다는 것.

유진그룹은 지난해 자금 상황이 악화돼 주채권은행인 농협과 재무개선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 일각에선 농협이 유진그룹의 주채권은행인 탓에 이번 M&A가 손쉽게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농협과 재무약정을 체결한 유진그룹으로선 농협이 제시하는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농협에서 경영 개선을 위해 시장에서 알짜 회사로 알려진 로젠택배를 매각하라고 하면 유진그룹으로선 팔수밖에 없지 않겠나"며 "농협이 하반기에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자 선정에 진출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농협의 택배업 진출은 예견된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물류 대표인 김병훈 사장이 과거 택배업계 1위인 현대로지엠을 이끌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문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농협은 업계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택배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로젠택배 인수에 대해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은 유진그룹의 주채권은행이기 때문에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그룹도 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른 계열사 매각은 물론 재무적 투자가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지만 로젠택배 매각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농협은 앞으로 신용(NH금융), 경제(NH경제) 등 2개의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다. 그동안 통합돼 운영되던 금융사업과 농산물 유통 사업이 분리된다. 지난 1960년대 초 농업은행과 농업협동조합을 통합, 농협중앙회를 다시 옛날 구조로 돌려놓는 것이다. 조합원인 농민들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농협이 설립 근본 취지를 잃어버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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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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