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분당에 복수 딜러 선정, BMW는 강남에만 3개사 치열한 경쟁중…딜러들 '힘들다' 아우성

"반경 2Km 안에 같은 차를 파는 전시장이 두 곳이나 있으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어요."
안정적인 영업구역을 보장받고 차를 팔던 수입차 딜러들의 '행복한 시절'이 끝나가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판매가 증가하자 판매 확대를 위해 한 지역에 두 개 이상의 딜러에게 판매권을 주는 '복수 딜러' 체제를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 실적이 좋은 폭스바겐과 BMW 등 독일 브랜드들이 적극적이다.
23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신규 딜러를 모집하면서 기존 딜러가 있는 경기 분당에 추가 딜러를 선정키로 했다. 이 지역엔 이미 대우차판매 계열사인 메트로모터스가 딜러권을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딜러 개발 담당자는 "판교에 대단위 주거지역이 들어서면서 수입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추가 딜러를 모집키로 결정했다"면서 "앞으로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복수 딜러 체제를 가져가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골프'등 주요 모델들의 판매증가로 올 상반기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2.8% 증가한 4760대를 판매, 2005년 한국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복수 딜러 추진에 대해 기존 딜러인 메트로모터스는 서운하다는 입장이다.
메트로모터스의 모기업인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분당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성장률도 높고 뛰어난 실적을 거둔 곳인데도 폭스바겐코리아측이 사전에 충분한 협의 없이 추가 딜러를 모집했다"면서 "크지 않은 시장을 나눠 갖게 됐으니 우리 입장에서는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도권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갖추려면 최소 100억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딜러사의 입장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한성자동차와 효성그룹의 자회사인 더클래스 효성 등 2개의 딜러사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차를 판다. 두 회사는 지역별 영업지역은 따로 구분하지 않고 경쟁하고 있다.
수입차 중 최대 판매망(31개 전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BMW코리아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에서 이미 복수 딜러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서울 강남(강남구·서초구·송파구)의 경우 코오롱 모터스가 대치동과 서초동 등 3곳, 한독모터스가 방배동과 서초동 2곳, 도이치 모터스가 대치동, 양재동 등 3곳에서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코오롱 모터스 대치전시장과 도이치 모터스 대치전시장 사이 거리는 2Km 가 채 안되고 코오롱 서초전시장과 한독모터스 서초전시장의 경우에도 불과 2.3Km 안팎 떨어져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독자들의 PICK!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객들이 서로 다른 딜러사의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가격 할인 등 판매 조건을 비교해 보다 좋은 조건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어 딜러들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BMW 딜러사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이 '옆 전시장에서는 이만큼 할인해준다는 데 여기는 얼마나 할인해 줄 수 있냐'는 식으로 접근해와 난감할 때가 많다"면서 "수입차 대중화시대로 접어들면서 딜러사들도 무한 경쟁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