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입찰마감… 그곳에 무슨 일이?

현대건설 입찰마감… 그곳에 무슨 일이?

서명훈 기자
2010.11.15 16:55

블랙박스-황금보자기 행운은 어디로… 현대차-현대그룹 물밑 신경전

싸움 구경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라고 했던가. 옛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15일 오후 2시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은 싸움 구경꾼들로 가득했다.현대건설(164,700원 ▲2,700 +1.67%)입찰 마감까지는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지만 이미 호텔 로비는 50여 명에 이르는 취재진이 점령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은 물론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까지 가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몰려든 취재진이 신기한 듯 오히려 취재진을 촬영하는 외국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곳은 현대그룹이었다.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진정호 상무를 필두로 5~6명의 직원들이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이들의 손에는 5개의 서류 박스가 들려 있었다. ‘당초 트럭 한 대 분량의 서류가 제출될 것’이란 추측은 말 그대로 추측으로 끝났다. 박스에는 ‘현대그룹 컨소시엄 제출서류 목록’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인쇄돼 있었다.

진 상무는 서류 제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정한 심사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 상무의 발언은 ‘최선’ 보다는 ‘공정한 심사’에 방점이 찍힌다.

현대그룹은 계속해서 공정한 심사를 강조해 왔다. 올해 재무약정 체결 문제로 채권단과 한바탕 소송전까지 벌인 터여서 ‘괘씸죄’가 적용되지 않을까 우려해 왔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그룹의 명운을 걸고 2년 이상을 준비해 왔다. 공정한 심사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20여 분 뒤 현대차그룹도 조선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조위건 현대엠코 사장과 직원 2명이 전부였다. 서류 박스도 3개에 불과했고 크기도 더 작았다. 특히 황금색 보자기에 정성스럽게 싸여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건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내부에서 조달하다 보니 증빙서류가 많이 필요치 않은 탓이다.

조 사장은 “경제적 가격을 써냈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현대그룹이 가격을 예상보다 높게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는 “여러 요인들을 두루 감안해 경제적인 가격을 제출했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경제적 가격’이란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도,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시장 예상을 웃도는 가격 모두 ‘경제적’ 범주에 포함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중 누가 더 현대건설을 품에 안고 싶어했는지 앞으로 20시간 후 같은 장소에서 가려진다. 채권단은 16일 오후 1시30분에 기자회견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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