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성과 정숙성 완비… 문제는 가격

"BMW의 달리기 능력에 렉서스의 편안한 승차감"
현대자동차(499,000원 ▼7,000 -1.38%)가 7일 선보인 2012년형 제네시스의 시승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독자기술로 개발한 8단 후륜 자동변속기와 직분사 람다엔진의 조합은 현대차의 주행능력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려놨다.
◇ 부드러운 가속감 ‘탁월’
이번 시승은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을 돌아오는 왕복 124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출발을 위해 시동을 걸었지만 아무런 변화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시동이 걸릴 때 느껴지는 엔진의 미세진동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제네시스의 정숙함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직분사(GDi) 엔진을 채택한데다 엔진진동을 줄여주는 터빈 댐퍼를 채택했다. 특히 클러치를 직접 유압제어 방식을 채택해 변속 응답성을 크게 개선시킨 덕분이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빙판길을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속도계는 어느새 시속 80km를 가리키고 있지만 체감 속도는 30km 정도에 불과했다. 엔진의 힘이 충분한데다 토크 또한 뛰어난 때문이다.
시승 차량인 제네시스 BH3.8 모델에 장착된 람다 3.8 직분사(GDi) 엔진은 최고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40.3kg·m의 힘을 자랑한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속도를 높였지만 시내 주행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다.
영종도에 접어들자 곡선 구간이 나타난다. 이번엔 핸들링과 코너링을 시험해 볼 차례. 시속 80km 정도에서도 곡선구간을 무리 없이 빠져나온다. 90도로 꺾어진 급회전 구간 역시 시속 60km 정도에서도 부드럽게 빠져 나온다. 19인치 대형 알로이 휠과 최고급 타이어인 컨티넨탈 타이어도 힘을 보탰다.
◇ 첨단 안전·편의장치 '인상적'
2012년 제네시스의 각종 편의장치와 안전사양은 인상적이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해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경보시스템을 모두 작동시켰다. 방향지시등을 넣지 않고 차선을 변경하자 안전벨트와 가속페달을 통해 경고 신호를 보낸다.
프리세이프 시트벨트는 급제동이나 급선회시에 벨트를 감아 운전자의 몸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무단차선이탈이나 사고위험시 벨트를 여러 번 감아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특히 국내 최초로 탑재된 인텔리전트 페달도 진동을 통해 위험 신호를 알려준다. 졸음운전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차체자세제어장치(VDC)까지 모두 통합제어해 주는 ‘지능형 차량통합제어 시스템’은 고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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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를 지나 직선 구간에 접어들자 속도를 높여봤다. 보통 차들이 시속 150km 전후에서 약간 가속력이 떨어지는 것과 달리 제네시스는 시속 200km까지 막힘이 없다. 8단 변속기가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서스펜션은 다소 부드럽게 설정돼 있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안락한 승차감 편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마이너스다. 스포츠 모드가 일부 보완을 해 주지만 다소 모자란 느낌이다.
내비게이션 역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화면 기울기가 운전자가 보기에 편했지만 햇빛이 지나치게 반사돼 시안성이 다소 떨어졌다. 거리 측정 역시 약 500m 가량 오차를 나타냈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에서는 1km 전방에서 우회전을 하라고 안내했지만 도로표지판에는 500m 전방에 인터체인지가 있는 식이다.
시승이 낮에 이뤄진 까닭에 새롭게 선보인 풀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의 성능은 시험해 보기 어려웠다. 이 헤드램프는 총 4개의 LED램프가 탑재돼 일반주행과 코너링시, 시가지 주행시, 고속주행시 등 상황에 따라 비추는 범위가 달라진다.
목적지에 도착해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리면서 든 첫 느낌은 ‘흠 잡을 데가 없다’였다. 동력성능과 승차감 모두 합격점을 줄만 했다. 남은 관건은 ‘가격’이다.
경쟁 브랜드인 BMW나 벤츠, 렉서스 등에 비해 아직 제네시스의 브랜드 파워가 약한 것은 사실이다.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가격만 책정된다면 국내 대형차 시장은 더 이상 수입 고급 브랜드의 독무대가 되기 어려울 것 같다. 제네시스의 가격은 오는 9일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