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3D반도체 세계 첫 시연…"혁명적 진보"

인텔, 3D반도체 세계 첫 시연…"혁명적 진보"

김성휘 기자
2011.05.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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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양산, 전력소모 적어 모바일 칩 시장 판도변화 노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이 세계 최초 3D 방식으로 설계,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반도체를 공개했다. 인텔은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초로 3D 트랜지스터 설계방식인 '트라이-게이트'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아이비 브리지'를 시연했다.

미국 업계와 전문가들은 어지러울 정도로 이 반도체에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1959년 반도체가 탄생한 이후 50여년 만에 반도체 역사를 다시 쓸 획기적 진보라는 것이다. 무엇이 이토록 업계를 흥분시킨 걸까.

그동안 반도체업체들은 제한된 공간 안에 보다 많은 트랜지스터를 밀어넣는 집적도 경쟁을 벌였다. 반도체 크기는 하루가 다르게 작아졌고 성능은 향상됐다. 18개월마다 반도체 집적도가 2배씩 높아진다는 '무어의 법칙'도 여기서 나왔다.

최근엔 집적도의 향상에 한계가 온 것으로 평가됐다. 지금까지 반도체는 평면 구조, 즉 2차원(2D)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건물에 비유하면 단층건물이다.

인텔의 새 반도체 아이비 브리지는 이런 점을 탈피해 마치 고층건물을 쌓듯 설계된다. 반도체 내에서 전류를 흘려보내거나 차단하는 채널이 트랜지스터 당 1개에서 3개로 늘어난다. 누수되는 전류를 보다 잘 막을 수 있으므로 성능이 개선되고 전력소모도 적다.

인텔에 따르면 22나노급(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3D 트라이 게이트 트랜지스터는 32나노 평면형 트랜지스터에 비해 저전압에서 37%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반도체 공정의 나노 숫자가 작을수록 더 세밀하게 회로를 웨이퍼에 그릴 수 있어 반도체 칩의 밀도가 높아진다.

반도체를 3D로 설계하는 기술은 오래 전부터 논의돼왔지만 개발사실을 밝힌 건 인텔이 처음이다. 인텔조차 지난 2002년 이 계획을 공개한 뒤 10년이 걸렸다.

인텔은 이 반도체가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소형 휴대장치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했다. 인텔은 세계 반도체 최강자이면서도 자사 반도체의 전력소모가 많다는 약점 탓에 모바일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인텔 칩은 애플 아이패드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고 있고 안드로이드 기기에도 대부분 채택되지 않고 있다.

인텔은 아이비 브리지를 통해 컴퓨터용 반도체 시장 장악력을 한층 높이는 것은 물론 그동안 영국 ARM 등에 밀려 열세를 보였던 모바일용 반도체 분야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ARM은 4일 영국 증시에서 7%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반도체 전문가인 VLSI 리서치의 댄 허치슨 회장은 "10년 넘게 3D 반도체를 의논해 왔지만 아무도 양산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했다"며 "지금껏 (반도체 설계에서) 우리가 본 것이 혁신적 변화였다면 이것은 명백히 혁명적 변화"라고 말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글랜 영은 "인텔이 경쟁 업체를 3~4년 정도 앞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이몬드제임스의 애널리스트 한스 모세스만은 "저전압, 저비용, 고효율을 달성한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다.

'무어의 법칙'의 주인공인 고든 무어 인텔 공동창업자도 성명을 내고 "최근 수년간 트랜지스터 집적의 한계를 절감해왔다"며 "트랜지스터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는 가히 혁명적인 접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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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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