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하이닉스 인수로 'IT기업'으로 변모

SK그룹, 하이닉스 인수로 'IT기업'으로 변모

반준환 기자
2011.11.14 05:55

하이닉스, 사실상 SK그룹 주력 계열사로 등극…인사·기업문화에도 적잖은 영향

SK텔레콤(98,300원 ▲2,400 +2.5%)이 11일하이닉스(1,128,000원 ▼27,000 -2.34%)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SK그룹의 'IT기업' 변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가 마무리되면 사업 포트폴리오 뿐 아니라 기업문화, 조직체계, 성과보상 등 적잖은 부문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SK그룹 'IT기업'으로 색채 바꾼다

SK그룹이 하이닉스 인수를 완료하게 되면 '에너지·통신'을 양대 축으로 해왔던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조원과 3조2730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매출 53조7000억원, 영업익 2조2314억원)이나 SK텔레콤(매출 12조원, 영업익 2조349억원)과 견줘볼 때 간단치 않은 규모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다소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이는 오랫동안 에너지와 통신이라는 안정적 사업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룹의 핵심으로 부상한 반도체 사업에 걸맞게 IT부문 사업을 확대하고 마케팅 전략도 신속해질 것"이라며 "휴대폰이나 반도체 부품사업을 비롯해 추가 인수합병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룹 경영실적 못지않게 인사조직, 기업문화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SK그룹에서 가장 인원이 많은 계열사가 된다. 덩치 큰 막내가 되는 셈이다.

현재 SK그룹은 16곳의 상장 계열사와 2만2000여명(비정규직 포함)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하이닉스의 임직원 수는 1만8000여명으로 SK텔레콤(4600명)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1500명), SK에너지(2900명) SK종합화학(1100명) 등을 더한 것보다 많다.

반도체가 에너지와 통신을 제치고 그룹 내 모든 의사결정에서 주력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인사나 성과체계, 인력배치 등 하이닉스를 빼 놓고는 진행이 어렵게 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아직 딜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현재로는 내놓을 입장이 없다"면서도 "하이닉스 인수로 인한 인력 재배치와 기업문화 변화, 인사체계 조정 등 장기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 하이닉스 인수 후 어떤 승부수 던질까

IT업계는 SK그룹이 하이닉스 인수를 마무리 지은 후 내놓을 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시스가 올 8월 W폰 사업에서 철수했다는 점에서 휴대폰보다는 반도체 부품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이닉스가 '애플-삼성전자(216,000원 ▼1,500 -0.69%)'의 불편한 동거에서 어떤 전략을 던지느냐도 관심사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특허공방을 벌이면서도 부품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닉스가 이런 역학관계를 잘 활용하면 의외의 소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애플도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로 촉발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며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신규투자가 이뤄지면 하이닉스도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 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하이닉스 인수를 토대로 태양광 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태양광 산업에는 반도체 웨이퍼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시너지가 크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녹색성장'을 이끌 수 있는 신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점도 이런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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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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