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5개 플래그십 매장 열어 판매망 강화, 합작 할부금융사 설립도

쌍용자동차가 ‘흑룡의 해’를 맞아 옥쇄파업, 법정관리 등 어두운 과거를 털어내고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와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나흘 연속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이제 정상화의 궤도에 갓 진입했을 뿐 옛 명성을 다시 회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라인업과 판매망을 보강해야 하고 국내외 시장 점유율도 더 끌어 올려야 한다. 흑자 전환, 중장기 비전 실현 등을 위한 ‘장정’을 해 나가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0일 이유일 쌍용차 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여정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 봤다.
―CEO를 맡은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2009년의 '옥쇄파업'입니다. 지울 수 없는 악몽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후 노조가 완전히 환골탈태했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서 탈퇴해 회사 정상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마힌드라와의 인수·합병(M&A)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회생절차를 종결한 것도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늘었지만 적자가 났습니다. 현재 자금사정은 어떤가요.
▶마힌드라가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인수를 해 쌍용차는 현재 빚이 없는 상태입니다. 대출도 지난해 산업은행에서 300억원 규모의 '크레디트라인'(한도대출)을 열어놓은 것 말고는 없습니다. 사업계획대로라면 내년 말까지 현금흐름은 괜찮습니다. 잘하면 올해도 추가로 돈을 안빌리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언제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보시나요.
▶손익분기점은 내년 말 또는 2014년초로 예상합니다. 내년에 목표(16만대 판매)를 달성하면 주간 연속 2교대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무급휴직자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투자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목표가 12만3000대인데, 국내외 시장 여건을 보면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12만대가 목표였으나 11만3000대에 그쳤습니다. 유럽 재정위기로 그만큼 안됐던 것입니다. 올해 12만3000대 목표는 보수적으로 잡은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그렇게 요구했습니다. 마힌드라도 내년까지 적자를 감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수출은 7만4000대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와 같은 것입니다. 현지 재고가 4.5개월분이 남아 있는데 올해 3개월분으로 낮추는 게 목표입니다. 내수는 최근 내놓은 '코란도스포츠'가 반응이 좋고, '렉스턴'과 '로디우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오면 판매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특히 '코란도스포츠'의 경우 화물차로 분류돼 세금이 적은데다 다목적레저용차량(LUV)으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델 이상으로 판매망도 중요합니다. 복안이 있으신가요.
▶주인이 자주 바뀌면서 판매네트워크가 약합니다. 네트워크를 점차로 업그레이드하려 합니다. 플래그십매장을 강북에 1곳, 강남에 1곳 등 2곳을 만들 계획입니다. 다른 대도시까지 포함해 총 5개 플래그십매장을 열 것입니다. 또 마힌드라의 파이낸스 자회사가 국내 금융회사와 합작으로 할부금융회사를 만들 계획입니다. 쌍용차를 사는 사람들은 현대차를 사는 사람보다 신용도가 낮습니다. 또 다목적스포츠차량(SUV) 고객이 승용차 고객보다 신용이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할부금융회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신용등급이 낮아도 조금 더 낮은 금리로 보다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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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어떻게 확대하나요. 마힌드라의 판매망을 많이 이용하나요.
▶수출은 쌍용차의 자체 판매망을 통해 하게 됩니다. 수출시장은 쌍용차가 더 커 마힌드라가 배우려고 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러시아가 2만6000대로 쌍용차 수출시장 중 가장 큽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1곳만 마힌드라의 판매망을 이용하게 됩니다.
―신차 출시 계획은.
▶2014년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만 내놓게 됩니다. '렉스턴' 페이스리프트는 하반기, '로디우스'는 내년 출시 예정이고 그 전에 유로5 기준에 맞춘 수출용 '렉스턴' '로디우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코란도C' 가솔린 모델도 상반기엔 출시되고 신차는 2014년 이후에 4종을 낼 예정입니다.
―반제품조립(CKD)사업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이신가요.
▶인도에 '렉스턴'을 CKD로 먼저 내보냅니다. 인도의 경우 완성차 관세는 110%지만 CKD로 들여가면 30%만 내면 됩니다. '렉스턴'을 한달에 500대 투입하고 상황을 봐서 '코란도'도 CKD 방식으로 수출할 계획입니다. 러시아는 2013년부터 CKD를 안하면 수출이 불가능합니다. 러시아에 이어 카자흐스탄에서도 CKD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옛 주주였던 상하이자동차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마힌드라 역시 재무적투자자로서 이익을 챙기거나 기술만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인도가 저개발국가라는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힌드라는 독자적인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쌍용차가 벤츠에서 엔진을 들여오다 이번에 처음 독자엔진을 만들었지만 트랜스미션은 아직도 호주에서(?) 가져다 씁니다. 물론 마힌드라의 품질이 세계적 수준은 아니지만 만들어본 노하우가 있습니다.
마힌드라의 차칸공장(렉스턴 CKD)공장)이나 연구·개발(R&D)센터도 잘해 놓았습니다. 실내외 디자인이나 부품 생산기술 등에서 우리가 앞서 있지만 정보기술(IT)과 관련된 부문은 마힌드라가 앞서 있습니다. 예컨대 상하이차 시절엔 화상회의가 없었는데 마힌드라는 '워룸'으로 이름 붙인 화상회의실에서 콘퍼런스를 합니다. 입모양과 소리 사이에 시차가 없습니다. 커피잔을 놓으면 그 소리가 그대로 전달됩니다.
바로 앞에서 회의하는 수준입니다. 경영프로그램도 인도가 앞서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에 30개 기업맞춤형 최고경영자(AMP) 과정이 있는데 한국기업은 하나도 없지만 마힌드라는 이 과정을 통해 경영진을 교육합니다.
경영진이 1주일 동안 아침 8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리더십 등에 대해 강행군을 하는 과정입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경영에 어느 정도 관여하나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와 있습니다. 이사회(BOD)를 통해 자금운용이나 판매목표 등에 범위가 주어집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경영은 제 소관으로 합니다.
―앞으로 신차를 개발하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텐데 마힌드라가 신규자금을 넣을 계획이 있나요.
▶1년에 평균 3000억원씩 앞으로 5년간 1조5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마힌드라가 당장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은 없습니다. 쌍용차의 신용만으로 자금조달이 안될 경우 보증을 서주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라인 증설은 안해도 되나요.
▶라인 증설은 없어도 됩니다. 2교대로 돌리면 연 24만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노조는 요즘 어떤가요.
▶믿기 어렵겠지만 노조가 회사의 정상화와 변화를 앞서서 끌고 갑니다. 2000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는데 생산량은 오히려 더 높습니다. 회사가 망하면 노조도 없다는 걸 느꼈고 쌍용차가 이번에 잘못 되면 끝이라는 걸 노조도 잘 알고 있습니다.
―노조와 '희망텐트'는 다른가요.
▶쌍용차의 현 노조와 '희망텐트' 투쟁을 주도하는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다릅니다. 이들은 과거 회생절차 과정에서 이뤄진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 설득의 여지가 없습니다. 더구나 '코란도스포츠'를 출시하는 날 전국 판매대리점 앞에서 1인불매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럴수록 쌍용차는 점점 나빠지고 무급휴직자들이 복귀하는 시간도 점점 늦어집니다. '희망텐트' 집회 때 폭죽을 쏘는 바람에 직원들과 노조집행부가 자정까지 대기해야 했던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든 직원은 과거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회사를 지켜내겠다는 한 마음으로 뭉쳐 있습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둘 다 준비 중입니다. 전기차가 상용화되려면 5∼6년 걸릴 것입니다. 배터리값이 2만∼3만달러 하니 5년 이내에 상용화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이브리드차가 오히려 더 빠를 것으로 보고 대응하려고 합니다.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에너지문제가 대두하고 인구가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서 앞으로 예전처럼 번창하는 산업은 아닐 것입니다. 저연료, 저공해 등을 추구하는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의 경우 예전보다 투자는 엄청나게 해야 하지만 리턴이 적습니다.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산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포부는.
▶자동차회사들은 히트차종 1∼2개 가지고 사는 것입니다. 현대차는 처음에 '스텔라', 그 다음에 '쏘나타'였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지프', GM은 '콜벳'이었습니다. 밥상을 많이 차리기보다 자신 있는 하나에 집중해가야 영속성이 있다. 현 프리미엄 세단(체어맨)을 유지하고 SUV에서 1인자가 되는 게 쌍용차가 갈 길이고 마힌드라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좌우명이 있으시다면.
▶'나부터 변해야 한다'가 제 좌우명입니다. 세계가 굉장히 많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최고경영자(CEO)부터 변화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옛날의 타성에 젖으면 안됩니다.